본격 환경영향평가 들어가는 '마포 소각장'…"내년 착공"

평가 항목 확정 후 토양 오염도 조사 앞둬…설계 착수 가능
"서울시 믿을 수 없어"…마포구청 "소각장 불필요함 증명할 것"

지난해 9월 마포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 회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마포소각장 결정고시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건립을 두고 서울시·마포구가 오랜 갈등을 빚어온 마포 신규 자원회수시설(마포 소각장)이 평가 항목과 범위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환경영향평가에 돌입한다. 착공이 다가온 가운데 마포구청·구민 반발은 여전하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마포 소각장 관련 시민단체·정당으로 구성된 다자협의체에 '환경영향평가 주민 의견 수렴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토양 오염도 측정 현장을 마포구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와서 보는 것이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환경영향평가 항목·범위를 조율한 끝에 최근 토양 오염도·대기질 등 구체적인 측정 항목을 확정했다. 준비 단계를 마치고 실제 측정(초안 작성)에 나선다.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가 최종 협의되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거쳐 실제 소각장 설계를 시작할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면 사업자 입장에서 착공 전까지 환경 관련 모든 변수가 해소되는 셈이다.

시는 우선 소각장 예정지 주변 지점 14곳에 대한 토양 오염도 조사를 실시한다.

토양 오염도 조사는 소각장 건립을 반대하는 구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다. 지난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때 서울시 측 용역 업체와 마포구 측 용역 업체의 불소 측정치가 다르게 나오면서 구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번에 참관을 요청한 장현정 지구구하기행동연대 대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때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평가 때도 서울시를 믿을 수 없다"며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지만 제대로 조사가 되는지 감시하고 마포구청이 별도 조사를 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당시 구민 반발에 해당 부지에 대한 정화 작업을 위한 정밀 조사를 10월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1월까지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계획 적정성 검토, 설계, 마스터플랜 수립을 거쳐 기존 계획대로 내년 소각장을 착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소각장은 일부 사무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지하에 건설할 예정이다.

마포구청 반발은 여전하다. 박강수 구청장은 "(서울시와)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2022년부터 '극한 대립'을 이어왔다.

마포구는 '소각제로가게' 등 자체적으로 시행 중인 대책만으로도 소각장 처리 용량만큼의 쓰레기 감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추가 소각장의 불필요함을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구는 올해 폐기물 조례를 입법해 △커피 찌꺼기 재활용 추진 △사업장폐기물 배출자 신고 의무 강화 △종량제봉투 가격 상한선 제정 등 조치를 시행 중이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