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어떤 점이 좋아 결혼했나요?"…돌싱맘 자녀 숙제 '씁쓸'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배우자의 어떤 점이 좋아 결혼을 결심하셨습니까?"
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세종시 도담동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이 최근 어머니께 힘겹게 건넨 가정 수행평가지엔 이 같은 질문이 적혀 있었다.
이 수행평가는 부모님 중 한 명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작성하는 방식인데, 주제는 '부모님의 결혼생활'이었다.
주요 질문은 '배우자의 어떤 점이 좋아 결혼을 결심하셨습니까?' '그 좋았던 점이 실제 결혼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배우자의 어떤 부분이 중요합니까?' 등이었다.
어머니이자 제보자인 A 씨는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고 한다. 10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고등학생, 중학생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수행평가지는 학생이 한부모 가족이거나 다문화 가족, 부모가 없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일 경우를 배제한 셈이다.
A 씨는 "배우자 선택이론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이런 수행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첫째 아들이 수행평가를 받고 거의 일주일을 고민하다 내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결국 A 씨는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척 거짓으로 인터뷰 내용을 작성해 줬다고 한다.
A 씨는 "아들이 수행평가 제출을 마쳤고, 수행평가 성적도 반영된 후라서 항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이혼한 가정도 적지 않을 텐데 이런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쓰리다"라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고등학생 수행평가에 부모 결혼 생활이 왜 필요하냐", "생각이 참 짧은 교사", "교사가 학생한테 관심이 없는 거네", "별걸 다 조사한다. 남의 배우자는 알아서 뭐 하게"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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