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압력' 구현모 전 KT 대표 기소…'스파크 매입' 윤경림도 재판에

KT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수사, 1년여 만에 일단락
구현모, 계열사 계약업체 인사 압력 혐의 불구속 기소

구현모 전 KT 대표. 2023.1.2/뉴스1 (KT 제공)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KT 그룹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스파크 고가 매입 의혹'에 연루된 윤경림 전 KT 사장과 윤동식 KT 클라우드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구현모 전 KT 대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계약업체 인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30일 윤동식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윤경림 전 대표와 백 모 전 KT 전략투자실장을 배임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또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하도급법) 혐의를 받는 구현모 전 대표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연루된 전직 KT 임직원들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KT 클라우드는 지난 2022년 9월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인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이하 스파크)의 지분 100%를 비싼 212억원을 주고 인수한 뒤 사명을 오픈클라우드랩으로 바꿨다.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성빈 대표가 설립한 현대차 관계사다.

검찰은 KT 클라우드가 스파크를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비싼 가격에 매입해 박 대표에게 50억원 이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한편 KT클라우드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끼쳤다고 봤다.

KT클라우드의 스파크 매수에 관여한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에 대한 처분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서 전 대표는 스파크 매도 대리인으로부터 계약기간 보장 등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현대오토에버 협력업체 운영자들로부터도 거래상 편의 등 청탁 대가로 약 7억8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서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적다며 이를 기각했다.

앞서 진행됐던 KT의 또 다른 의혹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수사도 1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날 하도급법 위반,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강요 혐의를 받는 신 모 전 KT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등 전 KT 임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앞서 재판에 넘겨진 황욱정 KDFS 대표를 추가 기소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란 KT가 구현모 전 대표 취임 후 계열사 KT 텔레캅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4개 하청업체(KDFS·KSmate·KFnS·KSNC)에 나눠주던 용역을 KDFS와 KSmate 2곳에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신 전 부사장은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KT텔레캅에 KDFS 등의 경쟁업체와의 거래 물량을 대폭 감축하도록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신 전 부사장은 KT텔레캅 대표이사 등에게 거래 물량을 조정하도록 협박한 혐의(강요 및 강요미수)도 있다.

신 전 부사장과 함께 기소된 전직 KT 임직원 3명은 KDFS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1500만~6000만 원을 사용한 혐의(배임)를 받는다. 이 중 한 직원은 아들을 KDFS에 취업시켜 3800만 원을 받았고, 다른 한 직원은 부인을 KDFS 직원으로 허위로 올려 임금 명목으로 4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8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욱정 대표는 이들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이유로 배임증재 혐의가 추가됐다.

한편 구현모 전 대표는 신 전 부사장과 함께 2020년 KT텔레캅의 건물관리용역 하수급업체의 대표이사로 전직 KT 계열사 임원을 선임하도록 지시해 수급업체의 경영에 간섭한 혐의(하도급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