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군장 선착순 뺑뺑이 훈련병 체온 40.5까지…패혈성 쇼크사

군인권센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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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육군 12사단 을지부대에서 입대 9일 된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던 도중 쓰러져 군병원을 거쳐 민간병원까지 갔지만 끝내 숨졌다.

군인권세터는 훈련병 사망에 대해 △ 군기훈련 규정 위반 △ 건강상태 사전체크 무시 △ 얼차려 중 이상징후 묵살 △ 최단 시간 응급후송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 등 있다며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25일 사망한 훈련병에 대해 "쓰러진 날(23일)은 9일 차였다"며 신병 중 신병이라고 했다.

얼차려에 대해 임 소장은 "(20~25㎏에 이르는) 완전군장을 한 채 팔굽혀 펴기, 선착순 뺑뺑이를 돌렸다고 하더라"며 6명의 군기 훈련 대상 훈련병을 상대로 완전군장 달리기를 시킨 뒤 1등만 빼고 또 돌리는 벌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는 △ 군기 훈련은 하루 2시간 이내 △ 완전군장을 한 채 걷기 1㎞까지 △ 맨몸으로 앉았다 일어나기 가능 △ 맨몸 팔굽혀 펴기 20회까지 가능하다는 군기 훈련 규정을 어긴 것으로 "군이 철저하게 정보단속을 했지만 휴일을 맞아 훈련병이 부모들과 통화를 하면서 정보가 샜다"고 사망이 알려진 경위를 밝혔다.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은 까닭에 대해 임 소장은 "좀 떠들었다는 이유로 군기 훈련을 줬다"고 했다.

훈련병 사인에 대해선 "저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패혈성 쇼크로 병원 도착했을 무렵에 열이 40.5도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임 소장은 "열사병으로 추정되는데 고열에 시달리면 통상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다시 회복되는데 회복이 안 돼 패혈증으로 넘어가 결국 신장 투석을 하던 중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한 군부대 행사에서 시민들이 20~25㎏에 달하는 완전군장을 메고 무거움을 체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DB

임 소장은 "신병교육대 의무실로 이동을 한 시간이 23일 오후 5시 20분으로 이 시간대는 군의관이 없을 확률이 높다. 119 앰뷸런스로 외진을 가지 않았기에 아마 의식이 있는 상태로 긴급 후송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정상 호흡수는 분당 16회에서 20회인 반면 훈련병 호흡수는 분당 50회로 이미 민간병원에 들어왔을 때 의식은 있었지만 헛소리하는 상태였다"며 "나이가 몇 살이에요? 이름이 뭐예요? 이렇게 물어보는데 대답을 잘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임 소장은 "속초 의료원에서 2~3시간 치료했지만 열이 안 내려가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을 때도 거의 열이 40도였고 이때 근육이 녹아내리기 시작해 신장 투석을 했지만 결국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얼차려 전에 반드시 건강 체크, 문진을 하도록 돼 있다"며 군이 이를 무시한 것 같다며 "군기 교육은 고문이 아니고 가혹행위도 아니다"고 군의 처사를 비판했다.

또 임 소장은 "부모가 군에서 하는 부검을 못 믿어 그런지 국가수사연구원에다가 부검을 의뢰했다"며 "부검 결과는 빨라야 한 달 뒤에 나올 것 같다"고 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