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속 소환된 강형욱 반려견 레오의 죽음…수의사 증언
주치의 "욕창·분변 없어…대형견치고 오래 살아"
"강형욱, 레오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강형욱 대표가 레오를 생각한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레오는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의 반려견 레오의 주치의였던 수의사 A 씨는 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강 대표는 최근 훈련소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훈련소에 입소한 개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더불어 반려견 레오까지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먼 셰퍼드 종인 레오는 강형욱 대표가 강아지 때 키우다가 7년여간 경찰견으로 활동한 후 다시 강 대표가 데려와 돌본 반려견이다. 레오 사연은 방송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지난 21일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으로 추정되는 B 씨는 유튜브 댓글을 통해 "레오 마지막에 어떻게 떠났는지 다들 아시려나 모르겠다"며 "그렇게 무리해서 데려오고 이슈 만들더니 처참한 마지막이 아직도 실감 안 난다"고 주장했다.
B 씨는 "레오가 마지막에 거동을 못 했다"며 "그때 근무하신 다른 직원 분들은 아실 텐데 더운 옥상에서 분변을 온몸에 묻힌 채 물도 못 마시고 방치돼 있다가 그대로 차 트렁크에 실려 가 돌아오지 않았다. 지나던 직원들이 물을 조금씩 챙긴 게 전부였다. 직원들도 정들었던 레오인데 마지막 인사라도 했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적었다.
B 씨의 주장이 알려지자 애견인들은 공분했다. 이에 A 씨는 "레오의 주치의로서 지켜본 바는 사실과 다르다"며 "너무 사람을 나락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레오는 2009년생이다. 레오가 새끼 때 강형욱 대표가 A 씨 동물병원에 데려와 건강검진을 했다.
레오는 이후 경찰견으로 활동하다 2019년 다시 강 대표가 집으로 데려왔고, A 씨의 병원을 다니며 건강을 관리했다. 그리고 2022년 11월 고통을 끊어주는 안락사를 결정했다.
A씨는 "강 대표가 2019년 레오를 데려와 '어렸을 때 병원에 왔는데 기억하느냐'고 묻더라"며 "레오는 2019년 이미 10세 노견이었고 척추 변성, 만성 설사, 알레르기 증상 등을 보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레오의 마지막 길을 제가 보내줬는데 진짜 죽기 전까지 잘 관리돼 있었다"며 "대형견이 후지마비로 오랫동안 지내면서 욕창이 안 생기게 관리하는 것이 진짜 어렵다"고 말했다.
A 씨는 "레오가 막판에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다. 마지막에는 뒷다리를 아예 못 써서 걷지 못했다"며 "강 대표는 담요를 깐 전용 카트에 레오를 넣어서 병원에 오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오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보내줘야 할 때가 왔다. 강 대표가 저보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약속을 잡으면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된 것 같다고 취소했다. 그만큼 심적으로 힘들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미루다가 결국 레오를 보내줬는데 마지막까지 정말 깨끗하게 잘 관리돼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수의사로서 욕창 없이 잘 관리했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강형욱 대표가 '내 새끼 보내는데 왜 방송을 하겠느냐. 그냥 조용히 보내고 나중에 적당한 시기가 되면 지나가듯이 알리겠다'고 할 정도로 레오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대형견들은 뒷다리를 전혀 못 쓰면 금방 욕창이 생기고 잠깐만 한눈팔아도 대소변이 털에 묻어 지저분해진다"며 "레오는 대형견치고 오래 살았고 강 대표가 굉장히 잘 길렀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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