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논란에 업계 "터질 게 터졌다"…PD에게까지 갑질 의혹도
'직장 내 괴롭힘' 논란…동종업계 반응 '냉담'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 유명 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강 대표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고, 동종 업계에서는 말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강형욱 대표의 논란의 시작은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강 훈련사의 갑질 대상은 "훈련소 직원에 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와 행사를 진행한 지자체와 업체들은 "다시는 그와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갑질의 대상은 다양했다. 훈련사뿐 아니라 공무원, 수의사, 심지어 출연하는 방송사 PD에게까지 갑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진작 터졌어야 할 문제였지만, 강 대표가 워낙 독보적이고 동종 업계에 계속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쉬쉬했던 것이 이제야 문제 제기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싼 강사비, 내용은 속 빈 강정…불만 고조
그동안 강 대표는 '개통령'이라고 불리며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선호하는 행동 전문가 1순위였다. 각종 지자체 반려동물 행사에서는 섭외 요청이 쇄도했다.
강 대표의 몸값은 꽤 비쌌다. 1시간 강연에 강사비만 기본 1000만 원. 20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급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강연 내용. 그의 강연을 들은 반려견 보호자들은 적잖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보호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은 '개(강아지)의 행동문제 해결방법'이었다. 하지만 강 대표의 강연 내용 상당수는 개의 행동문제보다 자신의 가족 얘기가 많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도 부실했다. 강연이 끝나면 곧바로 퇴장했다. 팬서비스가 없었던 것.
강연을 들은 한 보호자는 "TV에서 유명한 훈련사 강연이라 들었는데 실제 도움이 되는 내용이 없어서 방송과 참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강연 끝나고 단체 셀카라도 찍고 싶었는데 그냥 가버려서 실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와 행사를 진행한 한 업계 관계자는 "비싼 강연비를 받으면서 영상 촬영도 못하게 하더라"며 "인기가 많아서 섭외했지만 다음부터는 부르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 대표가 친절했다고 기억하는 업계 관계자도 있었다. 보듬컴퍼니가 주최한 '댕댕런' 행사 참가자였다.
이 참가자는 "댕댕런 부스를 500만 원 주고 나갔더니 강 대표가 직접 와서 인사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강형욱 달라져야…대다수 훈련사, 동물 사랑"
이번 기회로 강 대표가 앞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훈련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생길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방송을 잘 안다는 한 관계자는 "강 대표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세나개)'에서 하차하고 'TV동물농장’에 못 나오는 이유가 있다"며 "방송사 PD한테도 갑질을 해서 피디들조차 싫어했지만 현직에 있거나 엮이기 싫어서 밝히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동물 행동을 공부한 한 수의사는 "강 대표가 훈련한 개의 모습을 보면 행동이 아닌 질병 문제로 추정되는 경우도 많았다"며 "어떤 보호자에게 개한테 함부로 생닭뼈를 주지 말라고 했더니 '강 훈련사가 줘도 된다'고 했다면서 먹이는 경우도 있더라"고 말했다.
훈련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훈련사가 아니라 마케팅을 잘하는 엔터테이너"라며 "훈련사들과 교류가 없다보니 이번 사태 때 아무도 지지하지 않고 동정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우려되는 것은 강형욱 사태로 인해 훈련사들이 심적으로 위축될까 하는 것"이라며 "훈련사들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봐 걱정이다. 대다수 훈련사들은 동물을 진짜 좋아하고 돈보다 자기계발을 위해 일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 대표가 옛날 훈련 방식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옛날 훈련사 중에는 개를 때리면서 강압적으로 훈련하는 것은 물론 군대식 문화의 영향을 받아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욕을 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강 대표도 처음에는 긍정강화 훈련을 내세우다가 어느 순간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대가 달라진 만큼 사람에게도, 개에게도 함부로 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호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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