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융합인재 양성…시대 변화에 '혁신' 속도 내는 대학들
비수도권 대학들, 통폐합·지역 산업 연계 적극 나서
전공 탐색 기회 제공하는 무전공 선발 확대 추세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하며 융합적 사고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등 시대의 빠른 변화에 맞춰 대학들은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들은 대학 간 통폐합을 실시하고 지역 기업과 연계해 교육과정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지원해 지난달 예비지정된 대학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글로컬대학30은 지역대학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총 30곳을 선정해 한 곳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한다.
경남의 국립창원대·경남도립거창대·경남도립남해대·한국승강기대는 국·공립대와 사립대, 전문대가 통합하고 지역 연구원과 연합해 '경남창원특성화과학원'(GCIST)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북의 원광대와 원광보건대는 동일한 사학재단 소속으로, 일반대와 전문대가 2027년까지 통합해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생명산업에 특화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전남의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는 지역 내 사립 일반대와 전문대 간 연합을 구성해 '지역 공공형 사립 연합대학' 모델을 구성한다. 모집단위를 통합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특성화캠퍼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빅 블러' 시대의 요구에 맞춰 1학년 때는 다양한 전공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2학년에 올라갈 때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도 확대되는 추세다.
교육부는 이같은 대학의 혁신을 지원하고 또 유도하기 위해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무전공 선발 비율에 따라 성과급(인센티브)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전국 117개 사립대를 지원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서울대·인천대·서울시립대 포함)은 8852억 원 가운데 50%인 4410억 원, 37개 국립대를 지원하는 국립대육성사업은 5722억 원 가운데 60%인 3426억 원이 인센티브다.
2025학년도 대입에서 성균관대는 무전공 계열인 '자유전공계열'을 신설하고 280명을 뽑기로 했다. 무전공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의대·약대·사범대·예술대 등을 제외하고 어떤 전공이든 선택할 수 있다.
서강대는 자유전공학부를 3개 계열(인문학·사이언스·인공지능)로 나눠 신설하고 총 150여 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한국외대는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에서 총 835명을 무전공 선발한다. 한국외대는 외국어대 정체성을 유지하고 특수전략 언어 학과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학과는 제외하고 정원을 확보했다.
동국대는 총 325명을 무전공 선발한다. 무전공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공 중에 인기가 높은 특수 계열인 경찰사법대학도 포함됐다.
한양대도 '한양인터칼리지학부'를 만들어 250명을 뽑는다.
정부 주도로 지역대학을 살리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라이즈는 위기에 빠진 지역대학과 지역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사업이다. '지역인재 양성-취·창업-정주'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학이 지역 혁신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지원한다.
17개 시도가 올해 초 교육부에 제출한 라이즈 5개년 계획 시안을 보면 지역 특색과 정책 수요, 지역대학의 강점과 특성화 분야 등을 고려한 추진 과제를 마련했다.
특히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시·도들은 지역 주력산업 분야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학사구조 개편 등을 제안했다. 권역·산업별 대학 연합이나 학과 등 구조조정을 제안한 지역도 있다.
교육부는 컨설팅 등 보완 작업을 거쳐 연말까지 5개년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른 부처의 대학재정지원사업, 글로컬대학30, 지역 필수의료 체계 구축 등 정책들과 연계할 수 있는 전략도 모색할 방침이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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