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녹음해 교사 아동학대 신고…법원 "정직 부당"에 교원단체 "환영"

교사 3개월 정직 처분…대법, 몰래 녹음 증거 불인정
교원단체 "교육활동 위축 회복되는 계기 되길"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법·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 하고 있다. 2023.1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학부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초등교사의 아동학대 행위를 신고한 사건에서 교사에게 정직 3개월을 처분한 것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교원단체는 이에 "교실 몰래 녹음과 유포 행위가 명백히 불법임을 재차 확인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9부(법원장 김국현)는 20일 초등교사 A 씨가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한 정직 4개월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2018년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한 A 씨는 담임 반에 전학을 온 학생에게 정서적 아동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의 정서적 아동학대 행위는 학생의 학부모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면서 확인됐다.

1심과 2심은 A 씨의 발언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불법 검열에 의해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며 다르게 판단했다.

정직 처분 취소 소송을 맡은 서울행정법원도 "공개되지 않은 사인 간 대화를 녹음할 수 없도록 하고 그 대화 내용을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 취지에 비추어 녹음파일 등을 분명히 배제하지 않은 채 그 존재와 내용을 참작해 이뤄진 징계양정은 타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번 판결에 관한 입장을 내고 "교실 몰래 녹음과 유포행위는 명백히 불법임을 재차 확인한 마땅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이 무분별한 몰래녹음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교사의 교육활동 위축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실 몰래녹음 인정은 전국 학교에 내려지는 사제동행 사망선고이고 교실을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