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의약계 수가협상 착수…임현택 의협 회장은 불참
31일까지 협상 완료해야…공단 "소통과 배려 약속"
임현택 "이 상황에 악수하며 웃음? 의미없다…항의 표시"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정갈등 장기화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의약단체가 의료서비스에 건강보험 비용을 매기는 '수가' 협상에 나선다.
건보공단은 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이사장-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 마경화 대한치과의사협회 상근보험부회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이 참석했다. 다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이 상황에서 웃으며 악수하는 게 의미없다고 생각한다"며 불참했다.
정기석 이사장은 "3년간 재정수지는 다행히 흑자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보험료 수입 기반은 약해지고 있으며 선진국 평균 보다 많은 병상·장비, 다소 과도한 검사, 의료이용 증가, 필수의료 정책 재정투입 등 지출은 앞으로 그 규모와 속도가 가히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 진료를 받는 필수의료체계 구축과 의료인프라 유지, 국민건강보험료 부담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수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가입자와 공급자 간 상호 입장을 서로 이해하는 자리도 마련해 공단의 핵심 가치인 소통과 배려에 기반한 수가 협상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오지 않은 임현택 의협 회장을 비롯한 의료계 관계자들도 이번달 말까지 완료해야 하는 수가협상에 참여해달라"고 부연했다.
의료공급자 측인 의약단체 등은 필수의료는 물론, 각 분야 특성에 따라 수가가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규 병원협회장은 "수가협상 결과는 의료공급 왜곡을 야기한 원인"이라며 "이제라도 공단이 의료공급의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균형있는 협상에 임해달라"고 언급했다.
마경화 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은 "미래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하면서 현재 막힌 곳을 너무 방치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구멍은 수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고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약국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성찬 한의사협회장은 "의사 수가 13만명 되고 한의사가 3만명 되는데 그 비중에 비해 한의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건강보험 진료 수가가 약 3% 수준"이라며 "한의사들에게도 적정 수가가 보장될 수 있도록 이번 협상을 통해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불참 이유에 대해 "정부가 필수의료를 살린다며 의지가 있는지, 이 상황에서 사진찍고 웃음지으며 악수하는 게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복지부와의 대치 국면, 제대로 필수의료를 살릴 수가를 내놓으라는 항의 표시"라면서도 "협상단은 공단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보공단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5월 셋째 주부터 의약단체(의료 공급자 측)와 본격적인 협상체제에 돌입하게 되며, 국민건강보험법 제45조에 따라 오는 31일까지 수가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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