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 올해 '무전공 선발' 인원 확정…비인기 학과 고사 우려 여전

교육부, 무전공 선발 비율 따라 인센티브 평가 시 가점 부여
성균관대 280명·중앙대 295명·동국대 325명 선발 등

지난해 11월 202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열린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유진 홍유진 기자 = 주요 대학들이 올해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 정원을 확정했다. 대부분 대학은 대규모 학과 위주로 정원을 각출하는 방식으로 정원을 확보했지만, 소규모·비인기 학과 고사 우려가 대학가에선 여전하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들은 학내 논의를 거쳐 무전공 선발 인원과 정원 확보 방식을 정했다.

교육부가 1월 30일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대학이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고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무전공' 인원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할 경우 인센티브 지급을 위한 성과평가에서 가산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자유전공학부처럼 무전공으로 선발한 후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1과 계열 또는 단과대학 단위로 모집하는 유형2의 비율을 합해 '모수'(전체 모집인원에서 보건의료·사범계열 인원을 제외한 수, 예체능·종교 계열은 대학별로 자율적 제외)의 25% 이상이면 평가점수에서 10점의 가점을 준다. 유형1과 2를 합해 최소 5% 이상이어야 4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성균관대는 유형1로 총 28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인문사회계열 등 인원이 많은 '대계열' 정원을 5% 각출하고, 경영학과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등 '기타학과'에서 5~15%씩 각출해 정원을 확보했다.

경희대는 유형1로 서울캠퍼스에서 165명, 국제캠퍼스에서 241명을 선발해 총 406명을 무전공으로 뽑기로 했다. 정원은 대규모 학과 위주로 각출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소규모 학과를 보호하고자 학생의 선호도가 높은 학과를 위주로 정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모수 대비 선발 비율이 26%로 가장 높다.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에서 유형1을 324명, 유형2를 511명 선발해 총 835명을 무전공 선발한다. 정원은 특수 언어 관련 학과를 제외하고 확보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외국어대 고유 정체성을 유지하고 특수전략 언어 학과를 보호하기 위해 정원 확보에서 일부 학과를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는 유형1로는 선발하지 않고 유형2만 295명을 뽑기로 했다.

동국대는 유형1로 229명, 유형2로 96명 총 325명 선발한다. 문과대학, 이과대학, 법과대학 등 단과대별로 10%가량 각출했다. 유형1과 유형2 모수에는 인기가 높은 특수 계열인 경찰사법대학도 포함됐다.

앞서 고려대는 '자유전공학부대학' 인원으로 유형1 267명, 유형2 188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 단과대에서 자율적으로 무전공 선발 인원을 신청하도록 했다.

서울대는 기존 자유전공학부를 확대해 400명을 무전공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400명은 사실이 아니며 아직 학내 구성원과 의사결정 중"이라고 부인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부의 무전공 선발 확대 기조에 따라 대학들이 점차 모집인원 규모를 늘려가면 학내 반발과 소규모 학과 고사 우려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에선 무전공 선발 확대를 앞두고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이달 대학본부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건국대는 단과대별 일부 학과를 통폐합한 정원으로 문과대학과 이과대학, 공과대학, 사회과학대학, KU융합과학기술원, 상허생명과학대학에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고, 정원 308명의 KU자유전공학부도 새로 만드는 학사구조 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성여대는 2025학년도부터 독어독문학·불어불문학과에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는데, 덕성여대의 이러한 폐지 결정이 무전공 확대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이 인문학계에서 제기됐다.

정혜중 전국사립대학교 인문대학장 협의회장은 "교육부 지원을 받기 위해 무전공 입학 비율을 늘려야 하는데 타 전공 정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