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 외압' 유재은 공수처 출석…"성실히 답하겠다"
공수처 수사 8개월 만에 첫 피의자 소환 조사
수사기록서 '혐의자·혐의사실 빼라' 지시 의혹
- 김기성 기자
(과천=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공수처가 사건을 접수한 지 8개월 만의 첫 피의자 조사다.
유 관리관은 이날 오전 9시 35분쯤 공수처에 도착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내용이 뭔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기관에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8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기록에서 주요 혐의자와 죄명 등을 빼라고 압박하고 경찰에 이첩된 수사 기록을 회수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유 관리관은 해병대 수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넘기기 직전인 지난해 7월 31일~8월 1일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을 맡은 박정훈 대령에게 다섯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령 측은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유 법무관리관의 지시를 외압으로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국방부 검찰단에 제출한 바 있다.
공수처는 경찰에 이첩된 수사 기록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유 관리관이 이시원 비서관 및 경북경찰청 관계자와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날 조사에서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기록 수정 경위,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 혐의자 축소 과정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의 고발을 접수하고 올해 1월 유 관리관의 사무실과 자택,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사무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공수처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해군 대령)도 소환할 예정이다.
박 전 본부장 직대는 해병대 수사단이 지난해 8월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에서 회수해 재검토하고 주요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결과물을 만든 국방부 조사본부의 책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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