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랑 다른데?"…엎치락뒤치락 개표 진행에 시민들도 '밤샘'

초박빙 지역 개표 초반 출구조사와 다르게 전개…"놀라서 잠 깼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출구조사 결과랑 다르게 자정쯤 지나니까 뒤집어질 거 같더라고요. 놀라서 잠이 깼습니다."

김민성 씨(29)는 22대 총선 개표 방송을 보다가 잠을 못 이뤘다. 김 씨가 거주하는 지역구인 경인 용인시병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51표 차로 고석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끝에 당선됐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부 후보가 55%, 고 후보가 45%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결과는 초박빙 승부였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개표 방송을 보느라 밤잠을 설쳤다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출구조사와 다른 엎치락뒤치락 초접전이 벌어진 데다 29년 만에 부활한 수검표까지 겹치면서 개표 작업이 밤새 이어진 탓이다.

경남 양산이 본가인 곽 모 씨(25·여)는 "출구조사에서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0.6%,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가 49.4%로 초접전이었는데 결국 뒤집어졌다"며 "새벽 5시까지 개표 방송을 지켜봤는데 다른 지역들도 초박빙이었고, 방송사들이 재밌게 중계한 것도 밤샘 시청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강 모 씨(53·여)는 "야권의 압승이 예상됐는데 막상 개표가 진행되니까 접전 지역이 많아서 끝까지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봤다"며 "피곤하지만 4년에 한 번밖에 안 오는 총선이니 재밌었고, 국회는 민심을 잘 대변하고, 세금 낼 맛 나게 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TV가 아닌 유튜브 등으로 개표 방송을 시청하며 실시간으로 다른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문화도 자리 잡았다.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윤 모 씨(33·남)는 "방송사 유튜브로 개표 방송을 지켜봤는데 패널들도 재밌었고, 채팅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며 "다른 유권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개표 방송 보다가 도파민 폭발했다" "새벽까지 개표 방송 보고 출근하니 힘들다" "버스에서 기절했다" "아침 수업을 자체 휴강했다"는 밤샘 시청 후기가 쏟아졌다.

한편 이번 총선에는 1995년 사라진 수검표 절차가 부활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분류기 해킹 등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자 이 같은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다. 비례대표 선거 투표지는 전부 수개표로 진행됐다. 51.7㎝의 역대급 투표지 길이 탓에 기존 분류기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개표사무원으로 참여한 박 모 씨(25·남)는 "수기 작업을 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일일이 확인하고 분류 작업을 하느라 오래 걸렸다"며 "보통 오전 1~2시쯤 끝난다고 했는데 3~4시간은 더 일했다"고 토로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종료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신광여고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