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매출' DDP…이경돈 대표 "콘텐츠와 대담한 추진력이 핵심"
[인터뷰]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찬반 있을 때 결국 지자체가 이끌어야"
새 슬로건 'Amazing Tomorrow'…4개 기관 모여 세계 최대 디자인 페스티벌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연 방문객 1300만 명, 연 매출 166억 원, 재정자립도 105.9%. 올해 10주년을 맞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지난해 세운 기록들이다. 세 부문 모두 개관 이래 최고 수치로, 올 하반기에는 누적 방문객 1억 명도 달성할 예정이다.
이제는 디자인 문화의 거점이자 대표 컨벤션 센터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2014년 개관할 때만 해도 DDP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DDP 측도 당시 비판을 의식해 서울시 지원을 받지 않는 '재정 자립'을 기치로 내걸었고, 이 같은 기조가 콘텐츠의 질 저하로 이어지며 DDP는 위기를 맞았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4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DDP의 반등 비결에 대해 "서울시는 2022년 DDP를 살리기 위해 명분만 남은 '재정 자립' 기조를 폐기하고 출연금 37억 원을 투입했다"며 "질 높은 자체 콘텐츠 마련이 공공디자인 기관 본연의 역할이자 '살길'이라고 판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공까지 시장이 몇 번이나 바뀌는 등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나 프랑스 파리 퐁피두 등의 해외 대표 랜드마크들도 한때 찬반 논란이 있었다"며 "결국 주관 지자체에서 대담한 추진력으로 계속 이끌어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DDP는 지난해 재정자립도 105.9%를 달성하는 등 결국 디자인과 산업을 망라한 서울 대표 컨벤션센터로 발돋움했다. 앞서 질 높은 자체 콘텐츠로 '디자인 문화 거점'으로서 브랜딩을 한 덕에 상업적 성공도 뒤따를 수 있었다는 것이 재단 측 설명이다. 재단은 시 산하 기관으로서 DDP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적인 부분과 컨벤션 기능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며 "재단은 컨벤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인 디자이너를 위한 전시 공간, 디자인 스토어, 창업센터는 물론 기업을 위한 디자이너·전공생 매칭 프로그램 등 각계각층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브랜딩의 중요성을 실감한 만큼 재단은 이번 DDP 10주년을 맞아서도 새 슬로건을 마련하고 그에게 맞게 활동 기반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DDP 건물을 보고 나서 'Amazing' 하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이 단어가 앞으로 DDP의 미래를 보여주는 표현도 될 것 같아 새 슬로건을 'Amazing Tomorrow'로 정했다"며 "그동안에는 DDP를 중심으로 동대문 활성화에 집중했다면 이제 시야를 넓히는 의미로 국내는 물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재단은 특히 국내 3개 디자인 기관·기업인 디자인진흥원, 공예디자인진흥원, 디자인하우스와 각각 따로 열던 축제를 한 달 동안 연이어 여는 '코리아 디자인 먼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4개 축제가 같은 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4개 행사가 뭉치면 디자인 행사 규모가 큰 미국·유럽 못지않은 규모의 디자인 페스티벌이 된다.
한편 올해 대표직 퇴임을 앞둔 이 대표는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개인적으로 고요한 개혁, 즉 당연해 보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들을 과감하게 해왔다는 평을 들었으면 좋겠다"며 "디자인이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어온 만큼 남은 기간도 사람을 돕는 디자인 콘텐츠 발굴이라는 역할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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