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사이로 투표 인증샷 찰칵"…벚꽃 명소가 사전투표 명소됐다

[사전투표]남산·여의도 찾은 가족·커플들, 인근 사전투표소 찾아 투표
고물가·지역현안 해결 등 기대…"누가 뽑히는지에 따라 삶이 바뀌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4.4.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김민수 기자 = "투표하고 가족들과 벚꽃 나들이 가요."

22대 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이자 첫 주말인 6일. 서울 여의도와 남산 인근 투표소 일대는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 꼽히는 여의도와 남산에는 만개한 꽃들 사이로 투표 인증샷을 찍는 주말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정해진 투표소를 방문해야 하는 본투표와 달리 사전 투표는 지역과 상관없이 사전투표소 어느 곳을 가도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들이객들이 벚꽃 명소 인근 투표소에 몰린 것이다.

고개를 들면 남산서울타워가 큼지막하게 보이는 용산2가동 주민센터에는 이날 오전부터 화사한 봄나들이 차림의 가족과 커플들이 오갔다.

새하얀 니트 차림의 데이트 복장을 차려입은 오 모 씨(21·여)는 "원래 본 투표를 할 생각이었는데 남자친구랑 벚꽃 보러 가는 길에 사전투표소가 눈에 띄어서 여차저차 오늘 투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 중인 20대 남성 차준훈 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여자친구랑 해방촌에 데이트하러 가는 길에 투표를 했다"며 "정치인들이 관악구의 치안 문제나 전세사기 등 불편한 지역 현안을 들여다봐 줬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내와 함께 아이 둘을 데리고 투표를 하러 온 40대 남성 조 모 씨는 "투표가 끝나고 아이들과 여의도로 벚꽃을 보러 간다"며 "사전투표가 편하다 보니 가족과 함께 나들이 겸 나오게 됐다"고 들뜬 표정을 나타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를 찾은 상춘객들이 만개한 벚꽃 아래를 거닐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2024.4.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여의도 샛강을 끼고 있는 여의동 주민센터에는 슬리퍼에 편한 옷차림을 한 주민들과 트렌치코트 등을 갖춰 입은 나들이객들이 뒤섞여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인원이 몰리자 투표관리관과 사무원들은 다리가 불편한 시민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양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투표소 직원은 "전날에는 직장인들이 많았다면 오늘은 가족 단위 유권자들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모녀가 함께 나들이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은 모습도 쉽게 눈에 띄였다.

20대 딸과 함께 여의도 투표소를 찾은 50대 여성 이 모 씨는 "딸이랑 여의도에 벚꽃을 보러 왔다가 투표까지 하게 됐다"며 "사람들이 투표하러 많이들 왔는데 고물가에 지쳐가고 있기 때문에 다들 선거로 뭘 바꿔보려고 하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여의도에 거주 중인 20대 여성 김 모 씨는 "날이 좋아 엄마랑 꽃 나들이할 겸 나왔다"며 "선거 결과가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지지하는 정당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서 계속 투표하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신혼부부들은 저출생 정책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 결혼 8개월 차 동갑내기 신혼부부인 이 모 씨(32·여)와 심 모 씨(32·남)는 "결혼하고 첫 투표라 이번 총선이 남다르게 느껴진다"며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저희 삶이 바뀐다는 중압감 같은 게 느껴져서 투표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문제가 있으니 아무래도 더 살기 좋은 쪽으로 정책을 신중하게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