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30대 부부 “우리 아기 미래 생각했다”…90대 “투표 또 가능할까”
[사전투표] “누구 뽑을지 놓고 남편과 다퉜다”
“누가 되든 국민 편하게 하길” “재개발 됐으면”
- 이기범 기자, 김민수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김민수 임윤지 기자 = "어린이집에 아기 데려다주기 전 투표 먼저 하려고요. 아기가 커서 오늘 기억할까요?"
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오전 9시. 서울 압구정동 주민센터를 찾은 30대 임 모 씨는 아기를 안고 아내와 함께 투표소로 들어왔다.
임 씨는 "결혼해 아이 낳은 뒤 가족이 처음 함께 투표하러 왔다"며 "아이가 살아갈 사회를 생각하니 상식적인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임 씨 말고도 압구정 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저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빨간색 재킷을 걸치고 투표소를 찾은 60대 신 모 씨는 "누구 뽑을지 얘기하다 남편과 싸우기도 했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고 특히 재개발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투표소를 찾은 90대 정 모 씨(여)는 "집이 코앞인데 여기 걸어오는데 30분 넘게 걸렸다"며 "언제 또 두 발로 걸어 투표하러 올 수 있을지 몰라 굳이 걸어서 왔다"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같은 시각 강북구청 4층 투표소도 유권자로 붐볐다. 휠체어 탄 할아버지가 도착하자 앞서 와 있던 주민들이 "먼저 투표하세요"라며 길을 터주었다.
손 모 씨(85·남)는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지만 누가 되든 국민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38개 정당이 표기돼 길이가 51.7㎝나 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고 당황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70대 남성 김 모 씨는 "투표용지가 길어서 어떻게 접어야 할지 조금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사전투표는 6일까지 전국 3565개소에서 실시된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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