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전공의 이어 의대생 집단 소송…신청자 1만명 넘었다

"전국 40개 의대생 1만명 이상 집단소송 신청"
정부 "정책 결정 무너뜨리는 반지성적 요구

정부가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확정한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복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유진 기자 = 전국 40개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교수와 전공의에 이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취소를 정부에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1일 낸다.

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을 대리해 1일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철회하고, 교육부 장관이 대학에 증원분을 배분하는 절차를 중지하라는 게 소송 내용이다.

이 변호사는 "지금도 카데바(해부용 시신) 한 구를 8명이 보는데 증원되면 최대 24명이 봐야 해 해부 실습도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학생들이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있는데 지금 막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서 제기한 의대 증원 취소 행정소송 법률 대리인이기도 하다.

의대협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의대 증원과 관련된 6번째 소송이 된다. 전의교협,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수험생과 학부모 등 18명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와 의대협은 지난주 주말까지 전국 40개 의대생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받았다. 의대협 관계자는 뉴스1에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한 의대생 수는 교육부가 밝힌 휴학생 수(1만 242명)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본과와 예과를 합한 6학년 전체 의대생은 1만 8793명이다.

의대 증원과 관련된 행정소송들은 재판부가 함께 심리한 뒤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소송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가운데)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의대 증원 취소 집행정지 사건 심문 기일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 절차를 전면 백지화하라는 이같은 주장에 "반지성적 요구"라고 비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달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료계에 적정 증원 규모를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며 "이제 와서 정책 결정 과정을 다 무너뜨리고 의대 증원을 제로로 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힘에 기반한 반지성적 요구"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당초 계획대로 증원 배분 절차를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정원이 늘어난 의대들의 시설, 기자재, 교원 등 교육 여건 개선 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수요조사 기간은 8일까지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