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반수생에 직장인도 의대 열풍
의대 정원 5058명 확정…반수 결심에 신입생 휴학·중도탈락
입시업계 의대 야간반 개설…"수년간 의대 광풍 불 것"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27년 만에 의과대학 정원이 2000명 늘어나자 이달 갓 주요 대학에 입학한 공대생부터 늦깎이 수험생을 자처하는 직장인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들고 있다. '의대 쏠림' 현상이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려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부는 현재 의대 정원인 40개교 3058명을 2000명 늘리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의대 입학 정원 확대는 27년 만의 일이다.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으로 의대 정원은 늘어나지 않았다.
지난해(2024학년도) 의대 진학에 실패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이공계열 신입생뿐만 아니라 기존 재학생들도 휴학을 하고 반수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입시업계는 분석한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2024학년도 신입생 휴학 신청 현황'에 따르면 신입생도 1학년 1학기부터 휴학이 가능한 서울대에선 8일 기준으로 119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개강 첫 주부터 전체 신입생(3731명)의 3%가량이 휴학계를 낸 것이다.
학부별 인원은 농업생명과학대학(29명), 공과대학(26명), 사범대학(17명) 등 순으로 많았다.
아울러 주요 대학에 입학하고도 자퇴를 결정하는 중도탈락 학생 수의 증가 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종로학원이 분석한 결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 자퇴 등 중도탈락한 학생은 2022년 2131명 나와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1971명, 2020년 1624명, 2019년 1415명이었다.
의대 입시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도 높아지자 입시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전문직을 원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의대 야간반을 개설하고 평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야간반이 등장한 것은 업계에선 처음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현재 10여 명 규모로 직장인 대상 야간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이대는 주로 30대 중반 분들이 많다"면서 "직장인 야간반은 기존 수험생반과 비교해 정원이 적더라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플랫폼 이투스도 '의대 가기 쉬워요! 직장인도 도전해 보세요!'라는 문구로 강좌를 홍보하며 한 달만 수강하고 3년 내에만 합격하면 수강료를 돌려주는 특전을 내세웠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반수를 위해 주요 최상위권 대학들의 중도 이탈률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며 "향후 수년간 의대 열풍 내지는 '광풍'이 불 것"이라고 전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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