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소' 자영업 대표 역풍…"그녀는 애국자, 네가 뭔데? 나대지 마"

 안산 인스타그램.
안산 인스타그램.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의 안산(23·광주은행)이 최근 논란이 된 '매국노' 발언에 사과했다. 이 가운데 안산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자영업연대 대표 이종민 씨가 자영업자들한테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9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 씨의 입장문이 올라왔다.

이 씨는 "안산 선수를 고소한 것에 대해 저희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좌와 우로 나뉘어 서로를 헐뜯고 해묵은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시끄러운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고 운을 뗐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그동안 많이 성숙해서 그렇지, 안산 선수의 발언은 과거 광우병 파동과 같이 선량한 자영업자에게 무분별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며 "안산 선수에게 묻고 싶다. '매국노'라는 표현을 쓸 때 자영업자가 입게 될 피해는 고려해봤냐"고 적었다.

이어 "안산 선수가 매국노라는 표현 대신에 아직 우리 민족의 어딘가에 일제 치하의 시대적 아픔이 존재하는데 마치 모두 잊은 것처럼 거리에는 일본어 간판이 난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해줬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논란이 있었겠냐"면서 "그래서 고소라는 형식으로 안산 선수에게 작은 경고와 부탁을 드린 거다. 다소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심심한 사과의 글을 올려달라"고 했다.

이 글을 본 자영업자들은 안산이 아닌 이 씨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이 씨의 '대표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오히려 그의 발언과 고소 진행 사실로 자영업자들이 더 욕을 먹는다는 것이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이들은 "당신이 뭔데 자영업자를 대표하는 단체처럼 행동하면서 나대냐. 이거 관종이네. 네 것이나 잘해. 나대지 말고", "모든 자영업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안산 선수가 간판을 찍은 것도 아니고 한국인으로서 못할 말한 것도 아닌데 무슨 경고를 하고 고소를 하냐",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당신이 말하는 선량한 자영업자들 끌어들이지 마라", "당신 때문에 자영업자들 다 욕하고 난리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안 그래도 힘든데 왜 더 불을 지피냐", "안산 고소하면서 괴롭힐 시간에 엔화로 가격 표시한 그 가게에나 뭐라고 해라. 일식당들 다 매국노 소리 듣게 생겼다", "이번 일로 일식당들 다 질린다는 여론도 많던데 그것도 대표로서 감당하고 손해배상 해주는 거냐" 등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자영업자는 "누가 그 칭호(자영업연대 대표) 줬냐. 난 동의한 적 없다. 안산 선수가 애국자 아니냐? 일본풍도 아니고 간판부터 일본어라 어른들도 이게 뭐냐고 하는데 일제강점기 장식물까지 세웠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열심히 철거한 걸 장사 하나 보고 세우냐? 안산 선수 물어뜯도록 일조한 사람들 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금메달 선수한테 사과문 받으니까 좋냐"고 지적했다.

한편 안산은 "공인으로서의 본분을 잊은 채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리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특정 매장이나 개인을 비하할 의도는 아니었다. 앞으로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