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마약사범 또 역대 '최대'…사상 첫 3만명 넘을 듯
지난해 1월 1313명→올해 2017명…사범·압수물 비율 '향정' 1위
10년간 미성년 마약사범 25배 증가…100명 중 5명 미성년자
- 김기성 기자,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황두현 기자 = 올해 1월 적발된 마약 사범이 2000명을 넘으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마약 적발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마약 사범이 3만 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전체 마약사범 중 미성년 마약사범의 비율이 최근 10년 새 9배가량 치솟은 가운데 올해에도 미성년 마약사범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 1월 마약사범 두 배 가까이 늘어 '역대 최대'
17일 대검찰청 '2024년도 1월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말까지 적발된 마약사범은 201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했다. 2022년 1월 적발 마약사범은 1049명, 이듬해 1313명을 기록한 데 이어 역대 1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필로폰, 엑스터시 등으로 대표되는 향정 사범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년 1월 대비 마약 사범(43→72명)은 소폭 증가한 반면 대마(294→413명)는 약 49%, 향정신성의약품(향정·976→1532명)은 57% 늘었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양귀비·아편·코카인은 마약, 필로폰·야바(YABA)·엑스터시는 향정으로 분류된다.
압수 마약류 현황에서 일명 '스파이스'로 불리는 JWH 및 그 유사체의 압수 증감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월 173g에 불과했던 압수량은 올해 6kg 이상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35배 늘었다.
필로폰과 카페인 등 성분이 혼합된 야바가 34.6㎏으로 가장 많이 압수됐고, 필로폰이 22㎏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JWH를 비롯해 야바, 필로폰 모두 향정에 해당한다. 올해 1월 압수 마약 총 93.2㎏에서 향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7%(약 71.8㎏)다.
마약사범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등 마약 범죄가 잇따르자 지난 4월 정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검찰 주도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출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까지 적발된 마약사범은 월평균 1300명대였지만, 마약과의 전쟁 선호 이후 5월(1807명)→6월(2858명)→7월(4220명) 급증세를 보였다. 8월부터 다소 줄어 3715명을 기록한 이후 9월부터 5개월째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마약사범 한해 3만명 돌파 전망…미성년 사범도 역대 최고치 예약
이 같은 추세라면 한 해 적발된 마약 사범이 사상 처음으로 3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17년 이후 줄곧 1만 명대를 유지하던 마약 사범은 지난해 9개월 만에 2만 명을 넘었고, 지난해 말에는 2만 7611명으로 집계됐다.
수년간 마약범죄를 수사한 한 부장검사는 "향후 5년간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가 마약 예방 근절 홍보활동으로 마약 수요를 잠재우는 데 필요한 시간일 뿐, 길게는 10년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범죄가 음지에서 이뤄지고 잘 드러나지 않아 후하게 보면 10건 중 1건 적발했다고 보는 분이 있고 30건 중 1건 잡은 것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면서 "마약범죄의 연평균 증가율을 고려했을 때 안타깝지만 올해는 3만 명 이상 적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 마약사범도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도 보인다. 올해 1월 20세 미만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84명을 기록, 지난해 1월(14명)보다 6배 많았다.
최근 10년간 미성년자 마약사범 적발 수는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3년 58명에 불과했던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2019년 239명, 2022년 481명을 거쳐 지난해 1477명으로 폭등했다.
미성년자 마약사범이 늘어날 동안 전체 적발 수 중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이 늘었다. 2013년 전체의 0.6%에 불과했던 미성년 마약사범 적발 비율은 2022년 2.6%, 지난해 5.4%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부장검사는 "저출생으로 인구수가 적은 미성년자층에서 정작 범죄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30만 명 중 마약사범 100명 적발한 것과 20만 명 중 1000명 적발한 것은 그 사회적 의미가 다르고 사회가 감당할 유무형의 비용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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