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질환, 남성 성기능과 임신에 부정적 영향"[헬스노트]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37.5% 성욕감퇴…80% 갱년기 증상
갑상선 호르몬 손상, 정자 형성하는 '뇌하수체'에 영향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갑상선 질환이 발병할 경우 남성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남성의 성기능과 불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 국제학술지 'The aging male'에 따르면 이탈리아 브레시아 대학교 연구팀은 갑상선 질환과 남성의 성기능을 분석한 논문 중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31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25건을 조사해 이같이 규명했다.

건강한 정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과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하게 되면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FSH, LH, 남성호르몬이 감소해 난임의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논문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갑상선 호르몬 손상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에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FSH와 LH는 갑상선증을 회복한 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남성 난임 환자의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병하기 전 생식선 기능 장애가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11명의 불임 부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증상이 뚜렷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임신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임신율은 42%로 나타났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임신율이 32%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갑상선 질환은 남성의 성욕 감퇴와도 관련이 있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의 37.5%에서 성욕이 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갱년기 증상 테스트 'ADAM(Androgen Deficiency in the Aging Male)' 결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는 남성 80%가 갱년기 증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 연구에서 연구진은 불임 남성의 7.5%에서 갑상선 항체 유병률을 발견했다. 특히 TPO-Ab(항갑상샘 과산화효소 항체) 상승은 병원정자증 및 무정자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TPO-Ab이 상승했을 경우 하시모토 갑상선염, 갑상선기능항진증, 그레이브스병이 발병했을 확률이 높다.

연구진은 "갑상선 질환은 남성의 생식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난임 부부의 치료법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및 갑상선 항진증이 남성의 생식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결과"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남성노화'(The Aging male) 2월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