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60% "수학여행, 학생에게 도움 안 돼"…비담임과 인식차 뚜렷
'축소해야 한다' 71%…당일 운영 현장체험학습도 부정적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초·중·고교 담임교사 절반 이상이 수학여행과 같은 '숙박형 체험활동'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준보다 축소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79%에 달했다.
안전·관리 책임과 학부모 민원에 대한 부담으로 교사들이 숙박형 체험활동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연구 보고서인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교육공동체 인식 조사' 내용에 따르면 수학여행·임원 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활동이 '공동체 역량 함양에 도움을 주는 정도'를 물은 설문에 담임교사인 응답자 58.1%가 '전혀 그렇지 않다·그렇지 않다'로 답했다.
반면 비담임교사는 같은 질문에 54.8%가 '매우 그렇다·그렇다'라고 답해 담임교사와의 인식차가 매우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는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등교사 75명, 중학교 교사 50명, 고등학교 교사 42명 총 167명의 교사에게 지난해 1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이뤄졌다.
교사들은 숙박형 체험활동보다 관리 부담이 덜한 당일 '현장체험학습'에 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담임교사의 경우 49.5%가 현장체험학습이 공동체 역량 함양에 도움을 주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비담임교사는 같은 질문에 '매우 그렇다·그렇다'로 답한 비율이 66.1%로 높아 숙박형 체험활동과 마찬가지로 담임교사와 비담임교사 사이의 간극이 컸다.
담임교사가 비담임교사보다 숙박형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에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 보고서는 "담임교사가 해당 활동을 주로 담당하며 추진하기 때문이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응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숙박형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은 자치활동, 동아리 활동, 수업시간 중 모둠활동, 예술활동 등 다른 교육활동들에 비해 '축소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공동체 역량 함양을 위해 향후 운영 정도를 얼마나 해야 하냐는 설문에 다른 교육활동들의 경우 '축소돼야 한다'는 답의 응답률이 최대 13%를 기록했지만, 숙박형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응답률은 각각 71.3%와 51.5%로 나타났다.
'현재 수준으로 한다' 답변의 응답률은 다른 교육활동들의 경우 모두 50%를 넘었지만, 숙박형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만 같은 답변의 응답률이 각각 21%, 35%에 그쳤다.
숙박형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은 학생들이 외부 활동을 통해 서로 친밀감을 쌓으며 협력하고, 교사와도 유대감을 쌓는 기회가 되며 향후 생활 지도 등을 원활히 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 기능을 한다.
이들 활동을 직접 진행하는 담임교사가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해당 보고서는 의견을 냈다.
이 보고서는 "교사의 부정적 인식이 높다는 것은 실효성 높은 지원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숙박형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고 정책을 마련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학부모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학부모의 신뢰와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한 인식 개선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부모의 신뢰와 지지가 교육활동을 수행하는 교사의 인식 제고로 이어질 때 다양한 교육활동이 펼쳐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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