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만나러 가겠다" 사라진 모델, 나흘 뒤 냉장고 토막시신 '끔찍'

시신 냄비 넣고 끓이기도…홍콩판 '악마를 보았다'[사건속 오늘]
167억 초호화 아파트 차지하려 前 남편, 시아버지, 시숙이 범행

2023년 2월 24일 홍콩 경찰이 애비 초이 토막 시신 일부인 다리가 들어 있는 냉장고를 옮기고 있다. (SNS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프랑스 패션 잡지 '로피시엘' 인터넷판 표지모델이자 홍콩 유명 인플루언서 애비 초이(蔡天鳳)가 딸을 만나겠다고 나간 뒤 사라졌다.

20대 유명 모델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던 홍콩 경찰은 바닷가의 허름한 임대 아파트를 수색하던 중 깜짝 놀라고 말았다.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그 안에 실종 신고된 모델 다리가 피에 범벅이 된 채, 요리용 냄비에는 두개골과 갈비뼈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드러난 진상은 '토막 살해' 그것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막장, 사이코드라마였다.

◇ 前 남편과 시댁 식구 먹여 살리던 모델…머리는 냄비, 다리는 냉장고

2023년 2월 25일 홍콩 언론은 전날 경찰이 홍콩 바닷가 임대 아파트를 수색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던 모델 애비 초이가 살해된 뒤 토막 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홍콩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사건은 애비 초이가 딸을 만나겠다며 2월 21일 집을 나선 뒤 시작됐다.

가족들은 초이가 돌아오지 않자, 다음날인 22일 실종신고를 했다 .

서구륭서 강력반은 △ 초이가 2월 21일 전 남편의 형이 몬 차를 타고 나간 뒤 실종된 점 △ 전 남편 알렉스 퀑이 갑자기 행방을 감춘 점 △ 부동산을 놓고 초이와 옛 시댁 사이에 갈등을 빚었던 점 △ 퀑 일가가 초이에게 사실상 기생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단순 실종이 아니라고 판단, 퀑 일가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조각 모으기에 나섰다.

그러던 중 옛 시아버지가 홍콩 외곽의 한 임대 아파트를 빌렸다는 사실을 주목, 수색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요리용 대형 냄비 속에서 두개골과 갈비뼈, 지하실 냉장고에서 다리를 찾았다.

홍콩 유명 모델 애비 초이의 토막 시신이 발견된 임대 아파트. (SNS 갈무리) ⓒ 뉴스1

◇ 옛 시부모, 시숙 체포…前 남편 쾌속정 타고 도주하려다 붙잡혀

경찰은 즉시 시아버지 퀑카우, 알렉스 퀑의 친형 안소니 퀑을 살인 및 시신 훼손유기혐의, 시어머니 리루이샹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또 행방을 감춘 알렉스 퀑에 대한 수배령을 내리는 한편 사라진 시신 일부를 찾기 위해 120명의 경찰력과 중장비를 동원해 임대 아파트 일대를 뒤졌다.

애비 초이의 전 남편 알렉스 퀑은 25일, 몰래 빌린 쾌속정을 타고 홍콩을 빠져나가려다 붙잡혔다.

당시 알렉스 퀑은 400만 홍콩달러(약 6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지니고 있었다.

◇ 애비 초이 두개골과 갈비뼈, 인육을 냄비에 넣고 수프 끓인 악마들

애비 초이 사건에서 가장 충격전인 건 퀑 일가가 초이의 두개골, 갈비뼈. 인육 일부를 당근 등 야채와 함께 큰 냄비에 넣고 끓였다는 사실.

퀑 일가가 자세한 진술을 회피한 가운데 법의학자들은 "초이의 DNA가 검출되지 않기 위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몇몇 홍콩 시민들은 이들이 실제 인육 수프를 먹기 위해 냄비에 넣고 끓였다라는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애비 초치 전 남편과 시부모. 왼쪽부터 전 남편 알렉스 꿩, 시어머니 리루이샹, 시아버지 꿩카우, 애비 초이. (SNS 갈무리)

◇ 이혼 후에도 전 시댁 식구, 초이에 빌붙어 살아…홍콩판 기생충

금수저로 자랐던 애비 초이는 18살이던 2012년 백수건달 알렉스와 결혼, 두 자녀를 뒀지만 성격차이로 2015년 이혼했다.

이듬해 탄차이 쌀국수 체인점 설립자의 아들인 크리스와 재혼,두명의 자녀를 둔 애비는 전 남편 가족들이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며 매달 엄청난 양육비는 물론이고 시숙을 운전기사로 고용, 먹고 살게 해줬다.

또 옛 시부모 생활비까지 챙겨줬다.

홍콩판 영화 '기생충'의 삶을 살았던 퀑 일가가 애비를 죽이게 된 건 홍콩 부촌인 칼부리 힐의 아파트 때문.

◇ 167억 호화 아파트 독식하기 위해 옛 시댁 일가가 무서운 음모를

다주택자였던 애비는 취득세 15%를 아끼기 위해 시가 167억 원에 달하는 호화 아파트를 옛 시아버지 명의로 해 놓고 그곳에 살도록 했다.

그러던 중 2023년 초 애비는 칼부리 아파트를 팔고, 그 대금 일부로 다른 집을 구해주겠다고 퀑 일가에 통보했다.

그러자 애비의 옛 시아버지 퀑카우는 '다른 아파트로는 안 된다. 호화 아파트가 내 명의이니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하라'고 요구, 애비와 갈등을 빚었다.

퀑카우는 애비가 재혼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애비가 없어지면 법적으로 모든 재산은 우리가 양육하고 있는 애비의 자녀들에게 돌아간다'며 가족들을 부추겨 악마와 같은 짓을 저질렀다.

프랑스 패션잡지 '로피시엘' 표지모델로 활동했던 애비 초이. (SNS 갈무리)

◇ 살해 4달여 만에 장례식…온전한 몸으로 떠나게 찾지 못한 시신 일부 3D로 재건

애비 초이 부모는 딸이 숨진 지 4달여 만에 장례식을 치렀다.

경찰 수사, DNA 검사 등의 법적 과정에 따라 딸의 시신을 2월 21일 살해된 지 3달여 만인 5월 말에 돌려받은 가족들은 6월 18일 외부인 접근을 차단한 채 란타우 섬의 수도원에서 장례식을 진행했다.

가족들은 최고 실력의 장례지도사를 고용해 딸의 몸을 최대한 예전처럼 맞췄고 끝내 찾지 못한 시신 일부는 3D기술로 재건해 딸이 온전한 몸으로 하늘나라로 떠날 수 있게 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