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해외여행 간다면 이 감염병 조심하세요

모기매개감염병, 홍역 등 환자 수 증가…질예방수칙 준수 당부

출국 인파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2023.12.2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설 연휴 해외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역당국이 감염병을 막기 위한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7일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해외 출입국자가 급격히 감소한 후 2022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건강한 해외여행을 위해서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귀국 단계까지 여행 전 과정에 걸쳐서 해외여행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먼저 해외 유입 모기매개 감염병 환자 수가 2023년 294명으로 전년(152명) 대비 약 2배 증가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모기매개감염병인 뎅기열은 지난 2023년 92개국에서 약 600만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됐다. 이는 2022년(410만여명) 대비 약 58% 증가한 수치다.

뎅기열은 주로 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지역(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월 전 세계 40억명이 뎅기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최고 대응 수준인 3등급 비상사태로 격상한 바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뎅기열은 재감염 시 다른 혈청형에 감염되면 뎅기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 뎅기열로 진행되며 치사율이 약 5%로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기매개감염병인 치쿤구니야열은 지난해 약 50만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됐다. 주로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감염됐다.

치쿤구니야열은 대부분 회복되지만 눈, 심장 및 신경학적 합병증이 발생하고 신생아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에서는 중증 진행 위험이 크다.

브라질 등 미주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도 지난해 태국에서 75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2022년(200명)에 비해 약 3.8배 증가한 수치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모기 외에 감염자와 성접촉 또는 모자 간 수직감염으로 전파될 수 있어 임산부 혹은 임신을 계획한 여성은 발생지역 여행 시 3개월간 임신을 연기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말라리아도 2022년 전 세계 85개국에서 약 2억4900만 건이 발생하는 등 질병 부담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특히 해외에서 감염될 수 있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중증 진행 위험이 크고 합병증 및 치사율이 높아 신속한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모기매개감염병 연도별 신고 현황(왼쪽), 2019~2023년 유입국가 현황. (질병청 제공)

호흡기 감염병인 홍역도 주의해야 한다. 홍역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8만명에 이르는 환자가 발생했다. 유럽의 경우 2022년 대비 지난해 약 45.5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동안 홍역 환자 발생이 없다가 최근 방역 완화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8명, 올 들어 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모두 해외 유입 및 해외 유입 관련 환자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감염병으로 감염 시 고열과 함께 전신에 발진이 나타나며, 홍역에 대한 면역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이에 질병청 관계자는 "해외여행 전 홍역 예방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4~6주 전 2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으로 인한 감염병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환자 수가 과거 5년 평균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1~2월 중 유행의 정점을 나타내는 특성을 고려해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또한 해외 여행시에는 세균성이질과 콜레라도 조심해야 한다. 세균성이질과 콜레라는 주로 오염된 식수와 식품을 매개로 전파돼 감염 시 고열, 구토, 경련성 복통, 설사, 잔변감 등이 나타나고 특히 콜레라는 감염자의 5~10%에서 심한 증상이 나타나 탈수, 저혈량성 쇼크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민들께서는즐거운 해외여행이 될 수 있도록 해외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 주길 당부한다"며 "귀국 후 감염병 의심증상이 발생 시 즉시 감염병콜센터로 연락해 감염병 증상에 대해 상담 및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