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유럽 홍역 환자 4만명…한국 예방접종률 98%지만 여행 땐 맞아라"

2019년 12월 11일 오전 홍역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대전 서구 을지대 병원 출입문에 홍역예방수칙과 홍역선별진료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리나라는 홍역 예방접종률이 98%를 넘어 연간 홍역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News1 주기철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최근 코로나19가 주춤한 틈을 타 유럽 등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홍역은 초기엔 감기와 구별하기가 어렵다. 열이 나고 호흡기 증상, 콧물, 목 아픔 등 감기와 흡사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지만 발진이 얼굴부터 나기 시작하고 입안에 하얀 코플릭 반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코플릭 반점이나 얼굴부터 시작된 붉은색 발진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면 홍역이라고 생각, 서둘러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홍역 청정국가' 지정받을 만큼 홍역이 대유행을 할 가능성이 희박해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다만 홍역이 유행하는 유럽에 갈 경우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홍역예방접종(MMR)을 한 번 맞을 필요는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럽에서 홍역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할 때는 홍역이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거의 다 없어진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작년부터 모든 국가의 국경이 열리고 또 비행기를 통한 여행이 늘어나면서 2019년 이전에 유행했던 것만큼, 어쩌면 더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유럽만 해도 한 4만 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동남아도 엄청난 숫자로 환자가 늘어나며 미국에서도 홍역 환자 발생 증가세를 띠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2001년, 2002년에 아주 심각하게 홍역이 유행, 몇만 명 이상 발생해 그때 이후 홍역 접종을 1회에서 2회로 늘려 2014년에는 홍역 청정국가라고 WHO에서 지정을 받는 등 국내 자생의 홍역 유행은 지금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따금 보고되는 홍역은 "해외여행에서 감염된 것"이라며 "지난해 8명 등 1년에 100명 미만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홍역 예방접종률이 세계 1위라는 이 교수는 "MMR 예방접종 1차 시기는 생후 10~15개월, 2차는 4~6세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가 98%를 넘는다"며 "98% 이상 예방접종을 했기에 국내에서 광범위한 유행이 국내에서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홍역치료와 관련해선 "현재까지 홍역 치료제가 마땅한 건 없어 증상을 조절하는 수준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말한 이 교수는 "합병증은 아주 드물지만 심각한 폐렴, 뇌수막염이나 뇌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중증 환자에 대해서 일부 항바이러스제를 쓰지만 전반적인 치료제가 특별하게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이 홍역에 걸릴 가능성에 대해선 "2001년, 20022년에 유행한 뒤 전혀 유행이 없어 예방접종을 통한 면역을 갖고 20살, 35살 이렇게 살고 있다"며 "이처럼 항체가 많이 떨어진 20~30대가 극심하게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시기에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가볍게 홍역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따라서 "일부 돌파 감염이 20~30대에서 생길 수 있기에 유럽, 특히 홍역 유행이 심각한 유행 지역을 갈 때는 MMR 접종하고 가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