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중단했던 민방위 훈련 올핸 4번 실시…화두는 '실전'

행안부·소방청, 재난교육 목표치 상향
불시 '을지훈련'에 발생한 적 없는 복합재난도 대비

지난해 8월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 때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대피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6년 동안 전면 중지됐던 민방위 훈련을 재개하는 등 정부 재난안전 주무 기관들이 공무원은 물론 민간인 대상으로도 재난에 대한 '실전 훈련'을 강조하고 나섰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장기간 중단했던 민방위 훈련을 올해 4번 실시하기로 했다.

민방위 훈련에는 공습 대비·재난 대비 두 종류가 있는데 공습 대비 훈련은 지난해 8월 중단 6년만에 시행됐다. 재난 대비 훈련은 2019년 10월이 여전히 마지막 훈련으로 남아있다. 올해는 공습 대비 훈련 2회, 재난 대비 훈련 2회가 열릴 예정이다.

재난이 다변화하는 만큼 '실전' 중심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민방위 훈련 재개 계획을 밝히며 "국민 스스로를 지키는 민방위 훈련을 제대로 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실제 상황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15일 올해 국민안전체험관에 지난해보다 6만명 증가한 70만명의 국민을 참가시키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국민안전체험관은 실제 재난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는 시설이다.

행안부는 2016년부터 전국 시·도에 안전체험관을 조성 중이며 현재 울산, 경남, 인천, 광주 등 7곳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 등 7개 지역은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건립된다.

이상민 장관은 15일 직접 충북안전체험관을 찾아 "향후 안전체험관을 활용해 국민이 어린 시절부터 유사시 대비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 맞춤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아동 참여자를 4만명 늘릴 방침이다.

소방청도 올해 119안전교육 목표를 지난해 740만명보다 60만명 늘어난 800만명으로 잡았다. 재난이 다양화하는 만큼 국민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어떤 재난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심폐소생술의 실제 훈련에 방점을 찍었다.

공무원과 관계기관 직원 대상으로도 실전 경험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 대거 열린다.

행안부는 8월 을지훈련에서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공무원들을 비상소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상민 장관이 직접 훈련의 '실질성'을 강조하며 "을지훈련을 근본부터 고민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한 실전에 가깝도록 훈련 취지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언제나 여러 재난 유형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상황에 대비하겠다며 정부가 지난해 시작한 '레디코리아' 훈련도 올해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레디코리아 훈련은 실제 일어났던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훈련과 달리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상상 속 상황을 가정하는 등 그야말로 '실전'에 집중했다.

재난 때 정부 기관들의 소통망인 재난안전통신망 실습도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 행안부는 지난해 재난안전통신망 실습은 2022년 6번보다 무려 114번 많은 120번, 실전 훈련은 2022년 9번보다 21번 많은 30번을 실시했다. 올해도 최소 이 같은 수준으로 훈련 횟수를 유지할 방침이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