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노원, 올해 양천·구로…서울 열수송관 58% '노후', 터질게 터졌다
3만7637가구 난방·온수 중단…이날 오후 3시 복구 전망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관 총 252㎞…지속 교체할 것"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 양천구·구로구 일대 3만8000여가구의 온수, 난방 중단 사태가 길어지면서 노후된 열수송관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4분쯤 서울 양천구 신정가압장 내 이상 밸브 수리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양천구 신정동·신월동과 구로구 고척동 일대 3만7637가구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노후로 인해 관이 고착돼 밸브에 문제가 생겼다"며 "물을 빼면 그 안에 밸브를 고쳐서 빨리 끝낼 줄 알았는데 안에 있는 물이 너무 많다 보니 지연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신정가압장 내 물과 증기를 배출하면서 임시우회관로로 난방과 온수를 중단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연결공사(부단수 장치 설치)를 진행 중이지만 이날 오후 3시까지 중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청원초등학교 앞 삼거리 도로 지하에 설치된 열수송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인근 아파트 1만8610가구에 난방고 온수 공급이 끊긴 적 있다. 당시 에너지공사는 밸브를 잠그고 배관을 교체했으며 약 9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압장의 밸브 고장이지만, 배관 자체가 오래돼 복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20년 이상 경과해 '안전 진단'이 필요한 열수송관은 총 252㎞로 전체 관로의 58%에 해당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신정가압장도 2002년 12월 준공돼 노후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압장에서 압력을 가해서 물을 끝까지 보내줘야하는데 관이 시간이 지나면 막히게 되고 보수가 필요하게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절반 이상이 안전 진단이 필요한 노후관인 만큼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노후관로를 지속 점검하고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을 투입해서 점검하고 교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안전 등급을 먼저 평가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교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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