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하고 토하고 죽다 살아났네"…노로바이러스 환자 한달새 3배 ↑
면역 유지기간도 짧아 재감염 다반사
음식 외에 전염에 의한 감염도 많아…환자 접촉 피해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밤새 화장실을 몇 번을 들락거렸나 몰라. 설사만 했게? 위아래로 아주 난리였다니까."
"너도? 우리 애도 똑같았어! 열도 엄청 심하지 않았어? 아휴, 노로바이러스가 사람 잡더라."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급증세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늘어나는 듯하더니 최근엔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24~30일(52주)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사업에 참여하는 206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신고 받은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2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178명) 대비 1.5배 많은 수치다.
노로바이러스의 무서운 확산세는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시작됐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11월 26일~12월 2일(48주)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91명에 불과했지만 일주일 만에 163명으로 2배가량 늘었고, 50주 201명→51주 214명→52주 268명으로 폭증하고 있다. 약 한 달 만에 3배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장관감염증 중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은 노로바이러스가 압도적이다. 52주 장관감염증 전체 환자 327명 가운데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82%(268명)를 차지해 비교 불가 1위를 차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12월부터 치솟기 시작해 1월 초에 정점을 찍는데, 환자 늘어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노로바이러스는 그 감염력 또한 무섭다.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생기지만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그 면역 유지 기간이 매우 짧아 재감염되는 일도 다반사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생존하고 일상적인 환경에서도 3일간 살아있는 매우 지독한 바이러스다. 이 때문에 굴 등 어패류를 날로 먹는 일이 많아지는 겨울철에 특히 기승을 부린다.
질병청 관계자는 "오염된 물이나 굴과 같은 어패류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데 환자와 접촉, 환자의 비말 등으로도 옮는다"며 "감염된 경우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고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는 흔히 생굴(석화)을 먹고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하거나 그들의 분변 등을 통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0~6세 유아 연령층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아이들은 대변을 본 후 처리를 완벽하게 잘하지 못하는 데다 손도 깨끗하게 씻지 못하는데 유치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확산하게 된다"며 "0~6세 환자는 49주 66%, 50주 6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51주는 52.8%로 줄고 52주엔 47.4%로 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0~6세 환자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52주차엔 19~49세와 7~18세가 각각 20.1%, 19.4%로 늘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전염된다는 생각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48시간까지는 등원, 등교, 출근 등을 자제해 바이러스 차단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기 때문에 감염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서도 확산하기 때문에 화장실 사용 시 배변 후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닫아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
또 화장실을 비롯한 생활공간은 다른 가족과 구분해 생활하는 게 좋다.
환자가 사용했던 공간이나 화장실,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 등에 오염된 물품은 시판용 락스를 물과 1대 50 비율로 희석해 닦아내는 게 좋다.
손은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고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세척해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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