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서 아기 데리고 낑낑대자 등 밀어준 아주머니…"평생 못 잊겠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목욕탕에서 때 밀어주신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두 아이를 둔 30대 여성이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을 올려 훈훈함을 안겼다.
A씨는 "둘째를 낳고 14개월째 목욕탕이 너무 가고 싶었다. 근데 마음처럼 안 가지더라"라며 "큰 애는 남자아이고, 아빠랑 몸으로 노는 걸 너무 좋아한다. 둘째는 엄마 껌딱지에 엄마가 없으면 보일 때까지 우는 애"라고 운을 뗐다.
이어 "큰애는 아빠한테 맡기면 되지만 둘째는 아빠가 보는 게 불가능하다. 목욕탕 가서 탕에 몸 불리고 세신받고 싶었지만 둘째 때문에 어림없는 소리"라며 "탕에라도 들어가자 싶어서 목욕 장난감 두 개 챙겨서 갔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아이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씻은 뒤 아이도 씻겨서 탕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고 한다. A씨는 등을 너무 밀고 싶었지만 손이 닫지 않아 낑낑대고 있었다.
이때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혹시 린스 있어요? 내가 까먹고 그냥 왔다"고 말을 걸었고, A씨는 린스를 빌려주고선 다시 때를 밀고 있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린스 빌려줘서 고맙다"면서 등을 밀어주겠다고 했다고. A씨는 "괜찮다고 계속 사양했지만 결국 등 밀어주셨다. 정말 너무 시원하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정이 올라왔다. 다 밀어주시곤 비누칠로 마무리해 주셨다"고 적었다.
A씨는 "아주머니가 아이 잘 씻겨서 조심히 가라고 하시면서 나가는데 아주머니 바구니에 린스가 있더라"라며 "아무래도 저를 배려해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해서 나가서 음료수라도 사드리려고 보니 이미 가셨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인사 못 한 게 아쉬웠다. 평생 살면서 이 일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그 순간 행복했다"고 고마워했다.
끝으로 A씨는 "이 글을 보실 일 없겠지만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가슴 속에 있는 때까지 씻겨 나간 거 같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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