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바이러스 환자, 4주 새 2배 넘게 급증…절반 이상이 영유아

12월 17~23일 환자 수 214명…"예년에 비해 확산속도 빨라"
"영하 20도에도 생존하는 지독한 바이러스…위생수칙 지켜야"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소아과가 진료 대기를 앞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폭주하던 인플루엔자(독감) 기세가 꺾이는 듯하자 겨울철 불청객 노로바이러스가 본격 확산하고 있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23일(51주)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사업에 참여하는 206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신고 받은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2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주 전(91명)에 비해 2.35배 뛴 수치다.

'겨울 식중독'으로 유명한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겨울만 되면 유행을 거듭한다. 우리나라는 보통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주로 발생하는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11월 26일~12월 2일(48주)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91명에서 49주 163명으로 약 2배가량 늘었다. 50주에 201명으로 200명을 넘어선 뒤 51주 214명을 기록했다. 2022년 51주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157명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12월에 치솟고 1월 초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패턴을 보인다"며 "올해는 예년에 비해 빠르게 증가해 12월 중순 200명을 넘긴 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0~6세 영유아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12월 17~23일(51주) 전체 환자 수 214명 중 0~6세는 52.8%(113명)로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7~18세는 18.2%(39명), 19~49세는 15.4%(33명), 50~64세는 4.2%(9명), 65세 이상은 9.3%(2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0~6세 영유아 환자가 절반 이상인데 49주엔 66%, 50주엔 68%로 51주에 그나마 조금 줄어든 것"이라며 "아이들은 대변을 본 후 처리를 완벽하게 잘하지 못하는 데다 손도 깨끗하게 씻지 못하는데 유치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확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생존하고 감염력도 매우 강한 지독한 바이러스"라며 "일상 환경에서도 바이러스가 3일 정도 생존할 뿐만 아니라 한 번 걸렸어도 면역 유지 기간이 매우 짧아 재감염되는 경우가 많아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굴과 같은 어패류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 환자의 분비물, 비말에 의한 감염도 일으킨다. 감염된 경우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고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염을 막기 위해선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은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고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세척해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48시간까지는 등원, 등교, 출근 등을 자제해야 한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서도 확산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비롯한 생활공간을 다른 가족과 구분해 생활하는 게 좋다.

화장실 사용 시 배변 후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닫아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

환자가 사용했던 공간이나 화장실,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 등에 오염된 물품은 시판용 락스를 물과 1대 50 비율로 희석해 닦아내는 게 좋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