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의료계도 선거정국…의대증원 견해가 당락 가른다

2월부터 회장후보 받고 3월 중 선거여는 의사협회
한의협·병원협도 선거…'현안 해결역량' 내세울듯

대한의사협회 의사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의대증원 저지를 위한 제1회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2.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김기성 기자 =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한 모습인데 보건의료계 역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선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물론 병원장들의 단체인 대한병원협회(병협)와 한의사들의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도 올 상반기에 회장선거를 치른다.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논의가 사회적으로 거세진 상황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현안에 대한 각 후보의 견해가 당락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들의 선거운동이 회원들은 물론 국민 의료이용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월16일부터 제42대 회장 선거 후보자 접수를 받고 19일 후보자 명단을 발표한다. 3월20일부터 3일간 1차 투표를 진행한다. 이때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5~26일 결선투표를 진행해 당선자를 가린다.

선거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이뤄져 3월26일 저녁 개표와 동시에 차기 회장 당선인이 확정될 수 있다. 현재 의협에 회비를 내는 5만6000명 가량이 유권자로 추산된다. 의협 회장직은 제한없이 연임할 수 있으며 임기는 3년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이는 5명이다. 이필수 현 회장을 비롯해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제19~20대 새누리당(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박인숙 울산대 의대 명예교수,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그리고 2007~2010년 회장을 역임한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다.

의협은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도 반발하며 최대집 당시 회장 주도로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따라 논의는 잠시 중단됐으나 의사들은 투쟁에 대한 피로감을 느꼈고 마침 '합리적인 협상가'로 자신을 소개한 이필수 현 회장이 당선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이 회장도 당선 초기 자신의 포부와 달리 강경투쟁을 거듭 외치게 됐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필수 현 회장이 의대증원을 어떻게 막아내는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년간 의협 선거를 지켜본 의료계 관계자는 뉴스1에 "차기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집중해야 할 일은 의대증원 문제"라며 "의사들은 투쟁을 바라고 있다. 여러 정책이 의사들의 영역을 빼앗는 상황이다. 정부가 하자는 대로 따르기만 하느냐는 불만이 쌓였다"고 말했다.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대한의사협회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나선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에 의대증원 반대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현재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5명 모두 의대증원 정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각자 회원들에게 신임을 얻는 만큼 고정표를 갖는 가운데, 강경투쟁을 원하는 여론에 기반해 이 회장보다 거센 대정부 투쟁 의지를 드러내는 후보들이 지지를 얻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병원장들의 단체인 병협도 오는 4월 제42대 회장 선거를 치른다. 병협은 대학병원계와 기타 병원계가 번갈아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규칙을 두고 있다. 현 회장이 윤동섭 연세의료원장 겸 연세대학교 총장이라 차기 회장은 대학병원계에서 배출되지 않아야 한다.

고도일 서울시병원회장(고도일병원 원장), 이상덕 대한전문병원협회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장(동군산병원 이사장) 총 3명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중 이상덕 전문병원협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병협 회장 선거 출마의 뜻을 밝혔다.

전문병원과 중소병원들은 자신들이 지역 필수의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사인력 확충은 필요하다면서도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며, 의료계 내 여러 입장을 감안해달라는 요구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한의협도 3월에 제44대 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임기는 3년이고 1회 연임할 수 있다. 한의협 역시 "부족한 의사 자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한의사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홍주의 현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만나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홍 회장 개인 견해고 한의계 내에서 합의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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