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7000만원인데 나이 불문"…40대 베테랑도 현대차 '킹산직' 도전장
현대차 생산직 412명 모집 채용시장 들썩…스펙·성별 안 따져
정유사·공기업 등 직장인 지원 의사…카카오톡 채팅방만 20개
- 서상혁 기자,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유민주 기자 = "업무 강도가 강하지 않은 데다 임금 높고 환갑까지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죠. 나이 제한도 없는데 당연히 지원해야죠."
4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현대자동차 생산직 입사를 위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새 회사에 입사하기엔 다소 늦은 나이지만 현대차가 "나이를 묻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의욕을 갖고 준비 중이다.
A씨는 현재 외국계 자동차 회사 현장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통상의 대기업 수준 임금에 자녀 학자금 등 복지도 탄탄하다. 하지만 '정년 보장'이라는 안정성은 충족해 주지 못했다. 현대차에 도전장을 내는 이유다.
A씨는 "지금 당장보다는 10~20년 후를 내다봤다"며 "많은 성과급과 쾌적한 근무 환경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하반기 생산직군 공개 채용을 시작하면서 직장인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킹산직(킹과 생산직의 합성어)'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다른 대기업 생산직은 물론이고 사무직 직장인도 도전장을 내고 있다.
현대차가 18일 시작한 '모빌리티 기술인력 신규 채용'에서는 △완성차 생산 △연구개발 △디자인 모델 등 세 분야에서 412명을 뽑는데 그중 392명이 생산직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생산직은 만 60세까지 다닐 수 있는 데다 신입을 기준으로 초봉과 성과급을 합치면 1년에 약 7000만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를 구입하면 30%의 할인 혜택도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지원할 수 있으며 나이나 성별 제한도 없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채용 일정을 발표한 직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고의 생산직'을 향한 예비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현재 카카오톡에는 현대차 생산직군 채용 관련 오픈채팅방이 20여개 생성돼 있는데 많게는 1500여명까지 들어와 있다.
학교를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은 물론이고 정유회사나 제철회사, 완성차 하청업체 등에 재직 중인 베테랑 직장인도 상당하다. 자신을 대기업이나 공기업 사무직이라고 소개한 이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모 기업 생산직에서 근무하는 임모씨는 "현대차는 복지나 근무환경, 연봉 등 모든 면에서 손에 꼽힌다"며 "스펙과 나이까지 지원하는 자격에서 제외했으니 너도나도 도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에도 400명 규모의 생산직군 공채를 진행했는데 당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프리랜서 플랫폼엔 현대차 자기소개서 첨삭 상품이 다수 올라와 있다. 적게는 2만~3만원, 많게는 15만원에 달한다.
현대차의 인기는 서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8일 교보문고 광화문점 취업 수험서 매대엔 현대·기아차 생산직 모의고사 도서가 거의 동나 있었다. 재고도 4권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서류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내년 2월 초 인적성 검사를 한 뒤 면접과 신체검사 등을 거쳐 5월 초 합격자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hyu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