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지폐 투입구에 종이 욱여넣는 초등생까지…무인점포 무법지대[영상]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안 지폐 투입구에 현금이 아닌 흰 종이를 넣는 아이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안 지폐 투입구에 현금이 아닌 흰 종이를 넣는 아이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5일 '무인점 지폐 투입구에 종이 넣는 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가게의 사장인 A씨는 커뮤니티를 통해 당시 포착된 가게 내부 CCTV 영상을 공유하며 "이미 20분 전에 아이스크림 하나 훔쳐 갔다. 다시 와서는 지폐 투입구에 종이를 집어넣는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어린아이가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지폐 투입구에 서서 옆에 놓여 있던 종이를 지폐 크기에 맞춰 집어넣으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아이는 종이가 들어가지 않자 주변에 있는 영수증을 주워 지폐 투입구에 맞게 찢은 뒤 다시 넣기를 시도했다.

A씨는 이어진 글을 통해 "주말 CCTV를 돌려보다가 지금 봤다. 4번이나 더 왔더라". 일단 아이 사진을 붙여놓으려 한다. 카메라가 외부까지 찍히는데, 4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동선이 찍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게 오픈한 지 2개월 됐는데 도둑이 2번 들고 계산 수량 불일치만 3번 잡았다. 그래서 카메라 설치는 꼭 필요한 것 같다"면서 "종이를 지폐처럼 넣는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두렵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24시간 CCTV를 보는 일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면서 기계가 고장이라도 날까 봐 덜덜덜 떨었다. 무인가게 열고 나서 흰머리가 막 난다"면서 "제 주변에도 투잡한다고 무인가게를 했다가 결국 직장을 포기하신 경우도 있다"고 고충을 밝혔다.

무인점포는 별도의 허가 없이 관할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고 영업할 수 있다. 하지만 무인점포에서 절도 및 기물 파손 등의 피해는 빈번히 일어난다.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인점포 대상 절도 사건은 총 6344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3건이 발생한 셈이다.

한 보안업체 측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고객사의 무인점포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범행 연령대는 10대(34.8%)가 가장 많았다. 이는 일반 절도 사건의 10대 비율(14.8%)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안 지폐 투입구에 현금이 아닌 흰 종이를 넣는 아이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MBC경남 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