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 톡방서 "수면제 먹여 성폭행하자"…친구 돕던 여중생 타깃, 집단 괴롭힘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기도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 무리가 여학생 한 명을 성추행하고 단체 대화방에서 성폭행을 모의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YTN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 무리가 여학생 한 명을 성희롱하고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지난 24일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 여학생 A양은 지난 22일 같은 학년 남학생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모임을 만들었고, 이 가운데 B군이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하고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학교 측에 알렸다.

A양은 친한 친구가 해당 남학생 무리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고 이들에게 "누가 그랬냐"고 따져 물었다가 괴롭힘의 타깃이 됐다고 한다.

A양 어머니는 "(딸이) 몸으로 (친구를) 막아서 욕하고 못 때리게 하고 그랬다"며 "근데 그게 '나댄다'고 그래서 우리 아이가 타깃이 됐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곧바로 학교에 이런 상황을 알리고 A양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지만,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B군을 포함한 남학생 무리가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A양을 성폭행하겠다"는 말이 오간 것이었다. 이들은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하겠다", "문제가 되면 홈스쿨링하겠다" 등 끔찍한 말을 서슴지 않고 주고받았다.

학교 측은 해당 발언을 한 B군을 일주일간 등교 정지하기로 했지만, 이런 결정을 내린 건 피해 사실을 처음 인지한 지 닷새가 지나서였다.

이후 A양은 다시 학교에 갔지만, 당시 대화에 동조했던 다른 남학생들과 마주쳐야 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최초 피해 사실을 접수했을 당시에는 즉시 분리 조치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동시에 이미 등교 정지된 B군 외에 대화에 동조한 학생 3명에 대해서도 다음날 등교 정지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A양 어머니는 "정말 힘들다고 하면 전학을 가겠지만, 지금은 아니라서 그 아이들과 분리 조치된 상태에서 딸이 좀 더 이 학교에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기초 사실관계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을 지방청으로 넘겨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