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어린이집·병원·키즈카페 품은 '양육친화주택' 만든다
가격은 시세 35~90% 수준…최장 12년까지 거주
2025년 착공 2027년부터 총 590세대 이상 공급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양육가구가 저렴한 값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한다.
서울시는 양육에 최적화된 주거 모델인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공급한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는 그간의 저출생 주거 정책이 결혼을 앞둔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에 초점을 맞춘 점에 착안했다. 안정적인 주거가 가장 절실한 양육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아이사랑홈은 양육가구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최장 12년간 거주를 보장한다. 가격 또한 소득수준에 따라 주변 시세의 35~90% 수준으로 공급한다.
아울러 같은 건물 안에 서울형 키즈카페, 우리동네 키움센터, 어린이집, 병원 같은 인프라를 갖추도록 한다. 한 건물 안에서 양육과 관련된 일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콘셉트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처럼 양육 인프라를 품은 아파트를 만든다는 목표다.
주택규모와 입지요건 등에 따라 △복합문화형 △지역거점형 △지역사회통합형으로 나눠 추진한다. 현재 서울시에 따르면 세 유형을 합해 총 593세대가 확정됐다. 이르면 2025년 착공해 2027년부터 차례로 시민에게 선보인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건립해 공급한다.
복합문화형은 세 유형 중 가장 큰 규모다. 주택과 양육 인프라, 박물관·도서관·극장 등 복합문화시설이 대규모로 함께 조성된다.
1호 복합문화형 주택은 지하철 2‧5호선 영등포구청역 인근 '당산공영주차장'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2026년 착공 2028년 입주가 목표다. 지하 4층부터 지상 16층까지 총 380세대가 예정됐다. 주택 면적은 양육 가구가 가장 선호하는 59㎡, 84㎡ 두 가지다.
지역거점형은 100세대 이상 주택과 함께 일상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조성된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도 함께 이용하는 지역의 거점공간이다. 1호 지역거점형은 금천구 시흥동 '남부여성발전센터' 부지에 조성된다. 150세대 입주 예정이다. 2026년 착공이 목표다.
지역사회통합형은 100세대 미만 아파트 단지다. 기존 어린이집이나 주차장 등 시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입지에 조성한다. 1호 지역사회통합형은 동대문구립 햇살어린이집 부지로 63세대가 예정됐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아이사랑홈에 입주하려면 무주택자여야 한다. 소득기준은 '공공주택 입주조건'에 따라 적용한다. 일부 물량은 소득기준을 완화해서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거주기간은 자녀 수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12세 이하 자녀 수가 1명일 경우 6년, 2명 이상은 12년이다.
서울시는 향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주택 공급 시에도 일정 물량을 아이사랑홈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민간이 공급한 기존‧신축 아파트 중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갖춘 아파트를 시가 인증하는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인증제'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이를 위해 주변 유치원‧의료시설 등 입지 여부, 소음저감 바닥재 시공 여부, 안전한 보행로 등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입증하는 종합 인증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증받은 아파트에는 △용적률 인센티브 △인증마크 수여 △돌봄시설, 양육인프라 설치면적에 대한 용적률 추가 제공 △단지 내 어린이집에 대한 서울시 육아지원사업 등 혜택이 우선 지원된다.
서울시는 올해 초부터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강화, 산후조리경비 지원 등 '오세훈표 저출생대책' 1~4탄을 연이어 발표했다. 앞으로는 양육자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에 저출생 대책을 더해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결혼적령기 청년들이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서울 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양육자와 아이, 아이 키우는 지역주민까지 모두가 행복한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을 활발히 공급해 서울에서도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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