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집에서 휴식"…영화관·쇼핑몰서 수험생들 '소소한 자유'
수험생들 가족들과 저녁 식사 후 휴식…주말 붐빌 듯
- 유민주 기자, 홍유진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홍유진 장성희 기자 = "수능보고 그냥 약속 없이 갑자기 영화보러 왔어요"
16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만난 김민주양(19)은 영화 시작 전 테이블에서 친구와 함께 가채점을 하고 있었다. 이날 헝거게임을 본다는 김양은 "아직도 수능 본 게 아닌 것 같고 실감이 잘 안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수능 후 쌀쌀해진 날씨에 비까지 내리면서 길거리에는 수험생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실내 쇼핑몰, 영화관 등에서 소소한 자유를 누리던 수험생들도 예고 없이 만나 잠깐 회포를 푸는 것이 다였다.
1차 미술 실기 시험을 마치고 수시 결과를 기다린다는 김양은 "토요일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고 1월까지 제주도 비행기 할인이라 갈까 생각중이다"고 웃음을 지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염하은양(19·여)은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러 왔다"며 "대학에 벌써 붙은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이 목표인 친구는 아직 갈팡질팡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와 쇼핑몰을 돌았다는 김채현양(19)은 "모의고사 끝난 느낌이 든다"며 "일단 고생했으니 오늘 하루만 놀고 내일부터 또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옆에 있던 친구 강태인군(19)은 다음날 가족 김장을 돕고, 박혜미양(19)은 오전에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고 저녁엔 학원을 간다며 앞으로 계획을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도 이날부터 수험표 할인에 들어갔지만 아직 붐비진 않았다. 대신 실내 영화관 근처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수험생들이 보였다.
롯데월드 보안요원은 "오늘은 당일이라 많이 없고 이번주가 많아지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할인'을 내건 휴대전화 가게 점원은 "오늘은 아무래도 당일이라 수험생 2명이랑 학부모 한명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쇼핑몰로 친구와 함께 들어가던 박모양(19)은 "수능은 망했지만 후련하다"며 "예체능 계열이라 내일부터 다시 실기를 하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오늘은 집에서 쉬거나 부모님이랑 밥 먹는 게 대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관 앞에서 만난 김찬웅군(19)은 "공부는 원해 안해서 수능은 못봤지만 끝나서 기분이 좋다"며 "그동안 친구들이랑 다같이 여행 못 가봤는데 끝났으니까 국내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수능이 끝난 이후부터 다음해 2월9일까지 '수능·동계방학 청소년 선도·보호활동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지역 134명 학교전담경찰관(SPO)은 우선 수능 직후인 이날 오후 6시부터 △홍대입구역(마포구) △신촌역(서대문구) △강남역(강남구) △건대 로데오거리(광진구) △노원역 문화의 거리(노원구) 등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청소년 선도·보호 활동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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