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자살 응급실행 환자 절반이 10~20대…"갈등 보다 정신과적 문제 커"

2012년 30.8%→작년 46.2%로 10년새 15.4%p 증가
고령화로 60대 이상 추락·낙상사고 비율도 늘어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자해나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중에서 10~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새 15.4% 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자해나 자살을 시도한 이유는 10년 전엔 가족·친구와의 갈등이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엔 정신과적인 문제가 절반가량을 차지해 10~20대의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3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손상환자는 총 19만338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는 3만788명(15.9%), 사망한 환자는 2613명(1.4%)로 조사됐다.

손상환자는 여성(42.5%)보다 남성(57.5%)가 많았고, 연령별로는 0~9세가 18.6%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주요 손상 기전은 추락·낙상이 36.8%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부딪힘(19.5%), 운수사고(13.5%) 순이었다.

음주 여부에 따른 의도성별 현황. (질병관리청 제공)

자해·자살이나 폭력·타살 등의 의도적 손상은 술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음주 상태에서 의도적 손상을 가한 환자는 5.8%였으나 음주 상태인 경우는 33.8%를 차지했다. 또 중독(11.2%), 추락·낙상(43.2%), 부딪힘(22.5%) 등도 다른 기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발생을 보였다.

의도적 손상에서 자해·자살 환자의 비율은 2012년 2.2%에서 지난해 5.1%로 10년간 약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20대 자해·자살 시도자의 비율은 2012년 30.8%에서 지난해 46.2%로 15.2%p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해·자살의 시도 이유로는 2012년에는 가족·친구와의 갈등이 27.9%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44.1%를 차지했다.

자해·자살 손상환자의 시도 이유별 분포. (질병관리청 제공)

중독의 경우도 10년 전에 비해 10~20대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2012년 1158명이었던 10~20대 중독환자는 지난해 2770명으로 2.4배 급증했다. 중독으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환자에서 10~20대가 차지하는 비율(2012년 입원 17.9% 사망 2.19%→지난해 입원 28% 사망 9.4%)도 높아졌다.

또 이러한 중독 환자들의 74.5%는 자해・자살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독 물질로는 치료약물(66.9%)이 가장 많았고 인공독성물질(10.7%), 가스(10.3%), 농약(9.5%) 등이 뒤를 이었다.

운수사고로 인한 손상 환자 수는 10년 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4만3001명이었던 손상 환자가 지난해 2만6173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전동휠로 인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비중이 늘면서 사회 변화에 따라 사고 유형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추락·낙상에서 60대 이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늘었다.

2012년 60대 이상 환자 비율은 23.9%였지만 지난해 42.9%로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상은 대부분 집(45.1%)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 장소로는 거실(17.6%), 계단(16.2%), 화장실(15.3%)순이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운수사고나 추락 및 낙상 등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위험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 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수칙 등을 개발·배포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는 국가손상정보포털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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