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신물질 최초 개발

미토콘드리아 기능 활성화로 치료 가능성 높여
임상 적용까지 가능…"상용화 위해 후속 연구 매진"

(왼쪽부터) 윤진호 동아대 의과대학 교수, 조종현 동아대 의약생명공학과 교수, 조지훈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유은희 (주)알트메디칼 대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하는 신물질을 최초 개발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 중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치료제가 없는 데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들이 심혈관계 부작용 등을 일으켜 새로운 약물 개발이 절실했다.

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윤진호 교수, 의약생명공학과 조종현 교수, 전남대학교 조지훈 교수, ㈜알트메디칼로 구성된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재활용 과정으로 알려진 미토파지 기능 촉진 신물질(ALT001)을 최초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미토파지는 손상됐거나 수명이 다한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새로운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촉진하는 일련의 세포 작용을 말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연구는 주로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에 중점을 둬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이상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상호 작용해 치매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유지해주는 미토파지 과정의 촉진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게 됐다.

그러나 임상 적용 가능성이 입증된 미토파지 촉진 화합물의 부재로 인해 실제 미토파지를 통한 치매 치료는 구현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미토파지 활성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화합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을 진행했다.

화합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은 많은 화합물들 가운데 특정 활성을 가지는 화합물을 발굴하는 실험 과정을 말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화합물 가운데 미토파지 촉진 활성을 갖는 화합물을 발굴했다.

스크리닝 분석 결과 연구팀은 동일한 이소퀴놀린 스캐폴드(항염증, 진통효과를 보이는 유기화합물)를 가진 화합물들이 미토파지 촉진 활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미토파지 촉진활성이 개선된 화합물을 도출하기 위해 이소퀴놀린 스캐폴드를 화학적으로 최적화해 개량했고, ALT001이라는 화합물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LT001은 미토파지 활성을 효과적으로 촉진시키며, 세포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안전성까지 보유해 임상 치료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ALT001을 사용해 학습 및 기억 능력을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치매 마우스 모델의 학습 및 기억 능력이 회복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치료 효과는 다른 치매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마우스 모델에서도 확인됐다.

연구를 주관한 윤진호 교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토파지 기반 치료제 개발분야에서 국내 연구진들이 임상 적용까지 가능한 치매 치료물질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그간 분자기전 검증 약물이 없어 실용화가 어려웠던 미토파지 기반 치매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해 치매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겸손한 마음으로 후속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의학연구분야 상위 5.8%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지에 10월 27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