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들, 비밀 카페서 학폭 피해 아동 신상털이…기사에 단체 악플도"

여교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 카페에서 교사들이 학폭 피해 학생의 신상을 털고 포털 기사에 몰려가 악플을 달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여교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 카페에서 교사들이 학폭 피해 학생의 신상을 털고 포털 기사에 몰려가 악플을 달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11명이 동급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의 부모가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대거 고소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무더기 악플을 단 누리꾼들이 비밀 카페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이라고 주장했다.

2일 JTBC 사건반장에는 피해 학생의 어머니 A씨가 사연을 제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29일 경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 당시 A씨의 아들 5학년 B군(11)이 동급생 11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 B군의 부모는 가해 학생 7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A씨에 따르면 아들 B군은 틱장애가 있어 소리를 내는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평소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왔다.

이날 집단폭행 사건이 일어난 후 담임교사는 A씨에게 전화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얘기하며 폭행 사건을 두고 '대박'이라는 표현을 썼다. 폭행을 한 아이들 중 주동자 역할을 했던 아이가 한 말을 그대로 믿고 덜컥 전화해 그대로 전한 것이다.

A씨가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서 담임교사는 "OO(B군)가 애들을 막 때렸다. 지금 대박이다. 제일 세게 맞은 애 어머니한테 전화하셔서 사과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담임교사는 B군에게 "너 ADHD야"라며 아이를 몰아붙이고, 'B군이 기침을 해 침을 튀겨 다른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A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B군에게 해당 문자메시지를 다른 학생들 앞에서 읽으라고 지시했다.

A씨는 담임교사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이후 A씨에게는 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B군이 집단폭행을 당한 것과 관련해 보도가 나가자, 포털 기사 댓글창에는 A씨와 B군을 비난하는 악플이 쏟아졌다. 심지어 A씨와 B군의 신상까지 털렸다.

A씨는 악플을 쏟아낸 댓글 부대가 교사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A씨 역시 현직 교사이기 때문이다. A씨는 여교사들만 가입이 가능한 비밀 카페에서 아들과 관련한 고민을 털어놨는데, 그곳에서 A씨가 쓴 글의 내용이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A씨는 해당 카페 회원들이 자신의 아들을 '금쪽이'라고 칭하며 가해 학생들을 오히려 피해자라고 몰아가는 참상을 다 지켜봤다. A씨는 포털 기사에 악플을 남긴 사람들과 카페에 글을 썼던 사람들의 계정이 대부분 일치하는 것도 확인했다.

현재 A씨는 해당 카페에서 강제 퇴장을 당한 상태다. B군은 신경외과 2주, 정형외과 2주의 상해를 입고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윤성 순천향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연에 대해 "제보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교사들이 직업의 본분을 잊고 마치 철없는 학생들이 왕따를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상당히 충격적으로 비칠 것 같다"고 말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