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떠올리면 눈물"…이태원서 시청광장으로 '참사 1주기' 추모 물결

4대 종교 기도회로 시작…서울광장 분향소 앞 추도 미사 예정
시민들 "벌써 1년, 그곳서 얼마나 무서웠겠나…절대 반복 없길"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 회원 등이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참사 현장에서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임윤지 기자 = "(사고)현장에 추모 공간이 있어야 다들 오래 기억할 것 같다.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년을 맞이한 29일 유가족과 시민사회종교 단체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추모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추모대회 사전 행사가 열리는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만난 시민 임모씨는 "1년 전에 다들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 약 3000명(주최 측 신고 기준)은 이태원역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시작으로 대규모 인파 밀집 사고에 대한 우리 사회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날 기도회 사회를 맡은 양한웅 10.20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이태원특별법을 즉각 제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오후 3시부터는 용산 대통령실 앞, 삼각지역 등을 거쳐 본 대회가 열리는 시청역 5번 출구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고(故) 유연주씨의 아버지 유모씨는 "영정과 위패 없는 분향소에 5일 내내 조문을 갔던 대통령님의 행동이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진심이 담긴 행동이었다고 믿게 해달라"며 "오늘만큼은 온전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유가족이 헌화를 하기 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행진을 바라보던 시민과 외국인들도 눈물을 훔쳤다. 영국인 페이지는 "한국에 온지 딱 1년이 됐는데 당시 참사를 목격했다"며 "행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보니 추모하는 그만큼 마음이 큰 것 같아서 놀랍고 외국인인 나에게까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삼각지역 부근에서 양고기 집을 운영하는 60대 송모씨는 "1년 전에도 이렇게 일하다가 사고 소식을 접했다"며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것이 놀랍고 시청역 추모제는 일 때문에 가지 못 가는데 이런 상황 자체도 슬프다"고 말했다.

오후 5시로 예정된 시민추모대회는 159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책임 규명을 촉구할 계획이다. 대회에는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장, 인요한 혁신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각 정당 대표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외교사절로는 가장 많은 5명의 외국인 희생자가 나온 이란의 사이드 쿠제치 대사, 두 번째로 많은 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러시아의 올가아파나시에바 주한러시아대사관 영사가 참석한다.

유족 측은 30일에도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참사 1주기 추모 천주교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추모객들이 작성한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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