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얼마 내고 얼마 받나…재정계산위 회의록 '깜깜이' 논란

12차 회의부터 비공개..."정부에 최종 보고 전 알려지면 혼란만"
"공청회도 끝난 마당에 왜 감추나" 내부 단톡방에도 문제 제기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세종=뉴스1) 최현만 기자 = 지난 5월부터 공개되지 않았던 국민연금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재정계산위) 회의록이 최종 개혁 보고서가 마무리된 뒤에야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최종 보고서가 작성된 이후에 회의록을 공개하면 무슨 소용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가 자문 기구인 재정계산위에 따르면, 재정계산위는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지난해 11월28일부터 지난 13일까지 22차 회의를 진행했으나 지난 4월14일에 열린 11차 회의의 회의록까지만 공개된 상태다.

이는 재정계산위가 논의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출범 초기에 세운 원칙과 배치된다.

재정계산위는 지난해 12월 2차 회의 당시 "한 달 주기로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정했다.

아울러 3·4차 회의 당시에는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재정계산위가 기존 원칙과 다르게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는 회의록 공개 시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한 재정계산위 위원은 "이해관계가 복잡한데 정제되지 않은 채로 회의록이 공개되면 혼란만 생길 수 있겠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소속 민간자문위원회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5%까지 인상하는 개혁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해당 안에 대해 "정부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재정계산위는 위원회 안팎으로 비슷한 혼란이 발생하면 개혁 논의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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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지 않은 회의록들은 국민연금 개혁 최종보고서가 보건복지부에 제출된 이후에야 공개될 예정이다.

재정계산위 정부 측 인사는 "보고서가 마무리되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렇게 됐는지 볼 필요가 있으니 그 시점부터 공개하는 것으로 됐다"며 "공식적으로 보고서를 제출받는 시점이 공개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계산위 일부 위원은 회의록 공개가 너무 늦다며 반발하고 있다.

재정계산위 위원인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정부에 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회의록이 공개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공청회가 끝난 이 시점까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합이 끝났는데 다시 경기하자는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 명예연구위원은 최근 재정계산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에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글을 올리며 문제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재정계산위의 개혁 보고서를 받아 이달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용계획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재정계산위의 최종 보고서에는 보험료율 인상·수급 개시연령 상향·기금 수익률 제고·소득대체율 상향 등 안을 조합한 최소 20개의 개혁 시나리오가 담길 예정이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