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 앞둔 유가족 "기억의 힘이 필요합니다"

29일까지 집중추모기간…"시민 함께 연대해 기억하고 추모할 것"
"1주기 다가오는데 특별법 법사위에 계류 중…반드시 진실 규명"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가 집중추모기간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아울러 '10.29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16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주기를 채 2주도 남기지 않은 지금까지 183명의 국회의원 공동발의로 제출된 특별법은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라며 "책임을 부정하는 자들과의 싸움에서 절대 굴하지 않고 반드시 그 날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10월29일까지를 집중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것"이라며 "아무리 지워버리려 해도, 잊히게 만들려고 해도, 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절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이주현씨는 "구청에서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안내 문자에 나는 약 1년간 누락돼 있었다"며 "피해자 조사와 관리 등 제대로 된 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숨어 지내는 피해자가 너무나 많고 현장에는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집계되지 않은 채 외면당하고 있다"며 "우리에겐 시선의 힘, 기억의 힘이 필요하다.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참사 직후 이뤄진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의 결과는 10.29 이태원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근본적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각각 3회씩 공판을 마친 상태다. 이들은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들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을 포함한 관련자 6명은 구속 상태로 기소됐지만 재판이 길어지면서 현재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