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의자에 렌즈액 뿌린 여중생…母 "제탓, 잘 훈육하겠다"

해당 학생 사과문 올리자…엄마가 댓글로 거듭 사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지하철 의자에 렌즈 세척액을 뿌려 공분을 샀던 여중생과 그의 어머니가 사과문을 올려 용서를 구했다.

지난달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행 방면 열차 안에서 체육복을 입은 한 여중생이 의자에 렌즈 세척액을 뿌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A씨는 사진 속 학생에 대해 "저런 사람을 실제로 처음 봐서 너무 황당했다"며 "큰소리로 키득거리고 험하고 거친 욕설은 기본이고 노래 소리를 크게 틀고 제 사진도 찍더라. 게다가 옆 의자에 본인 화장품들을 다 올려놨다"고 설명했다.

A씨의 글은 빠르게 확산했고 누리꾼들은 학생을 향해 "학교 망신이다", "생각이 없는 걸 저렇게 티내고 싶을까. 진심으로 저게 멋있어 보일 거라 생각하는지", "나중에라도 잘못된 행동인 걸 깨닫길 바란다" 등의 댓글로 질타를 퍼부었다.

다음날 같은 커뮤니티에는 해당 학생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학생은 "저희가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여러 사람들이 앉는 의자에 렌즈 세척액을 뿌린 것에 대해 매우 반성하고 있다. 글쓴이(A씨)의 사진을 찍은 것, 웃으며 비아냥 거린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 사과를 드려야 할까 하다 메일로 사과드렸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를 크게 튼 것은 공공장소에서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인데 피해 끼친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지하철 역무원을 뵙고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 앞으로는 이런 일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학생의 사과문 게재 이틑날에는 그의 어머니도 A씨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어머니는 "저희 아이가 백 번이고 잘못했기에 변명이라 생각하실까 봐 많은 고민 끝에 글을 남긴다. 글쓴이(A씨)에게 메일 보낸 거 아이 엄마인 제가 맞다. 저희 아이가 저런 행동을 할 거라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탓이 제일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가 제게 먼저 얘기를 해서 혼을 냈고 내일 역에도 찾아가 사죄드리려 한다. 반성하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교육에 신경 못 쓴 제탓이다. 집에서 교육 잘 시키겠다"며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후 A씨는 지난 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 어머니로부터 수차례 사과 메일을 받은 것이 맞다고 밝히며 "학생의 어머니가 올바른 분 같았다. 사회가 학생과 그의 어머니에게 더는 어떠한 비판이나 처벌의 필요성을 내세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