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시작…그런데 공약이?

진교훈·김태우, 김포공항 고도제한·구도심 개발 한목소리
진교훈 '안전' 김태우 '복지·학군'…권수정 '전세사기 구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SK브로드밴드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 권수정 정의당 후보. (공동취재) 2023.10.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내년 총선 바로미터'로 주목받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6일 시작된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와 구도심 개발 등 지역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안전, 교육 등 나머지 대표 공약에서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6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이날과 다음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강서구 관내 20곳의 사전투표소에서 실시된다. 본 투표일은 11일이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진교훈·국민의힘 김태우·정의당 권수정·진보당 권혜인·녹색당 김유리·우리공화당 이명호·자유통일당 고영일(이상 기호순) 등 7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 진교훈·김태우, 고도제한 완화 강조…방법론엔 차이

이 가운데 거대 양당 후보인 김태우·진교훈 후보는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강서구는 김포공항에 대한 공항시설법 적용으로 1977년 이후 구 면적의 약 97.3%에서 아파트 13층(57.86m)을 넘는 높이의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규제를 받아왔다. 이 같은 고도제한 완화는 그간 강서구의 숙원 사업이었다. 그러나 고도제한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 기준에 따른 것으로, 한국 정부의 임의 변경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김 후보는 구도심 개발의 일환으로 고도제한 완화를 강조한다. 김 후보는 지난해 구청장 선거 당시 슬로건이었던 '화곡(원도심)도 마곡(신도심)된다'를 이번 선거에서도 강조하며 구도심 개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고도제한을 완화해 "방치됐던 빌라를 초고층 아파트로 주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게 김 후보의 거듭된 주장이다.

진 후보도 '김포공항 보물단지 만들기'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구청장 직속 '고도제한 완화·항공항적 검토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위원회'에서 고도제한 완화 기준을 만들어 국토교통부와 ICAO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진 후보는 아울러 공항 주변을 '미래항공전략산업단지'로 개발하고 공항에 문화·체육시설, 복합환승시설 등을 대폭 유치하겠다고 강조한다. 남부순환도로 지하화와 공항 명칭 변경('서울공항' 혹은 '강서공항')도 이 같은 '김포공항 보물단지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두 후보 모두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는 셈이지만 방법론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2028년 10월로 예정된 ICAO의 국제 기준 개정 전에 행정 규칙을 마련해 고도 제한을 무력화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 후보는 국제 기준 개정 전에는 임의적인 조치가 불가한 만큼 ICAO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 진교훈 "안전이 복지"…김태우 "영어유치원 신설"

두 후보는 대장 홍대선·강북 횡단선 추진을 강조하는 등 구도심 개발에 있어서도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김 후보는 현재 9곳인 모아타운을 4곳 더 유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진 후보는 모아타운 사업에 있어 원주민과 세입자의 이전비 문제 등 제도적 부작용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 외 핵심 공약으로 김 후보는 다른 분야 예산을 아껴 전반적인 복지 돌봄 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성하겠다고 강조한다. 대기업과 연계한 전국 단위 자사고 신설, 영어유치원 설립 등 '학군 형성'도 핵심 공약이다.

반면 진 후보는 "안전이 복지"라며 구청장실 디지털 안전 상황실 설치, 재난안전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수산물 방사능 검사 원산지 점검 강화, 산책로·통학로 일제 점검 등 안전 공약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강서사랑상품권 1000억원 발행도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 권수정 "사각지대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두 후보와 달리 '사각지대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깡통전세' 피해자와 전세대책 특별법 미적용자 등 제도적 지원 바깥에 있는 피해자를 구에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선구제 후회수'를 위해 구청장 직할의 피해 지원 센터를 설립하고 보증금채권을 공공 매입하겠다고 강조한다. 권 후보는 그 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월 1만원의 그린교통수당과 무료 공공교통수단 도입, 강서사랑상품권 1000억원 발행 등도 약속했다.

한편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치러지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선거인수는 총 50만603명이다. 연령대별로는 18~19세 1.74%, 20대 15.94%, 30대 19.42%, 40대 17.40%, 50대 16.60%, 60대 16.16%, 70대 이상 12.74%로 30대가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투표율 40%가 선거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40% 이상이면 민주당, 40% 이하면 국민의힘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