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일 다 시켜"…20대 요양원 공익, 한 달 만에 온몸 털 다 빠졌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20대 청년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 갑작스러운 탈모를 겪었지만,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서 공익 요원으로 복무하던 김모씨(23)는 복무 18개월 차였던 지난해 10월 탈모를 경험했다.
당시 김씨의 머리카락은 한두 가닥 빠지기 시작하더니 한 달 만에 남은 머리카락이 없을 정도가 됐다. 머리카락뿐 아니라 코털 등 다른 부위 체모도 빠져 숨쉬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온몸의 털이 다 빠지자 자신이 중병에 걸린 게 아닌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진짜 뭐 암 걸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털이) 엄청 빠졌다. 친가, 외가 다 탈모가 없어서 탈모는 생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변해 버린 아들의 모습에 놀란 김씨 아버지는 아들이 요양원에서 한 일을 듣고 충격받았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복무하는 공익 요원들은 노인과 장애인들의 신체활동을 돕는 게 주된 업무다. 하지만 김씨는 휠체어 바퀴를 고치는 건 물론, 유튜브를 보며 창문에 철조망을 달아야 했고 환자들의 개인정보 관리까지 했다.
김씨는 "이것도 해달라, 저것도 해달라, 줄을 서서 일을 시키니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자신이 해야 했던 일들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는 과도한 업무로 인한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복무 기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탈모가 업무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부적절한 업무에 대해 신고도 했지만, 병무청은 요양원에 '경고' 처분을 하는 데 그쳤고 공상 판단은 담당 기관인 남양주시 몫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김씨는 "지하철을 타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게 되면 움츠러들게 된다. 다른 공익 분들은 저처럼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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