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주도권 경쟁

강서구 숙원…국힘·민주 모두 핵심공약으로 내세워
오세훈, 캐나다 ICAO 이사회 의장 면담…민주 발끈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10월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1일 강서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는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정치공세와 프레임을 걸든 저는 오직 강서구 개발과 복지"라고 말했다.

구청장직에 재도전하는 김 후보는 지난해 당선 이후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번 공천 직후에도 페이스북에 "고도제한 완화와 화곡 등 구도심 재개발을 이뤄내겠다"고 공약했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역시 지난 15일 강서구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 이후 원도심 재개발을 위한 고도제한 완화를 5개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발표했다.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는 강서구의 숙원이다. 강서구 등 김포공항 인근 자치구는 항공 주변 고도제한을 규정한 국제기준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다. 고도 제한을 받는 지역은 강서구뿐 아니라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 등에 걸쳐 있으며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13.2%(80㎢)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그간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국제기준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 이를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1951년 제정 후 70여년 만에 항공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면서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고도제한 표준안(장애물 제한표면)의 전면 개정 △항공학적 검토(예외적으로 장애물 설치 검토)를 위한 핵심절차 마련 등이다.

기존의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건물 등 장애물의 생성을 획일적으로 엄격히 규제했던 제한표면(OLS)을 완화해 '금지(OFS)/평가(OES)표면'으로 이원화한다.

특히 금지표면은 현재보다 축소하고 평가표면은 해당 국가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 시대적 여건 변화를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ICAO는 규정 개정을 위해 10월30일까지 회원국을 대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규정 개정 시기(2028년 11월)에 맞춰 전담팀 신설 등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ICAO 본부를 찾아 살바토레 샤키타노 이사회 의장에게 "도시의 발전에도 오랜 시간 동일하게 적용 중인 항공 규정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인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규정 개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의 행보에 민주당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강서구가 지역구인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오 시장과 샤키타노 의장과의 면담 내용이 알려진 직후 논평을 내고 "코앞으로 다가온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역주민이 절실히 원하는 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ICAO와 만남이 필요했다"며 "민주당 시의원도 이를 요청한 바 있다. 국토부와 국제기준 개정에 대해 긴밀히 협조해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