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강남구청장 "마약류 의약품 점검 기준 강화" [서울ZOOM人]

[민선8기 1년] "오세훈, 재개발·재건축 현안에 큰 호응"
"호우 등 재난 대응 역량 제고…스쿨존 안전 합동점검"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26일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26/뉴스1 @News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마약 문제를 경찰에만 맡기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경각심을 갖고 나서야 할 상황이다."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이 최근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기점으로 마약과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조 구청장은 민선8기 주년을 맞아 지난달 26일 뉴스1과 만나 "정부가 예방 활동에 상당히 역점을 두고 있고, 강남구도 이에 맞춰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우선 병원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마약류 관리법에 따라 병원에선 의료용 마약류 사용량과 잔여량을 시스템에 기록해야 하며 유효기한 경과 등으로 폐기 시 구 보건소에 제출·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확인할 때 점검 기준을 세밀화했다.

자신도 모르게 마약 음료를 마셨을까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위해 쉽게 검사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 구청장은 "관련 민원이 많이 접수되는데 실제 혼자 해결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고의가 아니라면 누구나 검사를 쉽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학교 등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강남구에서 50년 넘게 거주하며 유통업으로 자수성가한 강남 토박이다. 민선8기 강남구청장직을 맡은 지난 1년간 가장 보람을 느낀 성과로 재건축 사업을 꼽았다.

조 구청장은 "현재 강남구 내 주택 정비사업 구역은 총 94개소인데 대부분이 1970~80년에 지어진 낡은 건물이라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 은마아파트의 경우 현재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엔 도곡우성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으며 올 9월엔 도곡삼익아파트 재건축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 구청장은 다만 "압구정동과 대치·삼성·청담동 일대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연장된 것은 아쉽다"며 "지난 4년간 부동산 거래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두 지역 모두 2022년 2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에 해제 의견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 허가구역 해제 요건을 규정하는 법률과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동대로 복합개발, GBC건립, 수서역세권 개발, 로봇거점지구 조성 등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강남구는 전국의 교통망과 연결되는 교통허브이자 세계적인 MICE·로봇 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26일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26/뉴스1 @News1

-취임 1주년 소감은.

▶ 지난 1년은 민선8기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 2년 차에도 경청·현장행정을 바탕으로 강남을 변화시키겠다.

-세택 부지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과 관련해 서울시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나.

▶ 현재 삼성동 구 청사는 1975년에 준공된 건물로 7개 부서가 외부 건물 4곳에 분산돼 있다. 민원인의 불편이 클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에만 연평균 2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하루 평균 1265대 차량이 구청을 방문하나 구청 주차면은 120대에 불과하다.

시에서도 세택 부지에 서울시민과 강남구민 모두를 위한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오 시장은 세택 부지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진 않았지만 재개발·재건축 현안 전반에 대해 상당히 큰 호응을 보였다.

-'케이(K)-팝'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형 공연장의 수요가 많아졌다.

▶삼성동 현대차GBC에 2000석 규모의 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고 행정문화복합타운이 건립된다면 이곳에도 일정 규모 이상의 공연 시설이 조성될 수 있도록 시와 협의할 예정이다. 봉은사에서도 3000석 규모의 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산 편성에서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한 점은.

▶강남구는 전체 예산의 39%(5001억원)를 복지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교육예산(353억원)을 편성했다. 최초로 실시한 신혼부부·청년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사업을 통해 104가구에 1억800만원을 지원했으며 추가 모집을 통해 76가구에 9100만원을 더 지원할 예정이다.

출산양육지원금을 200만원으로 늘린 것도 강남에서 태어난 아이의 95%를 차지하는 첫째·둘째 자녀 출산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다.

또 현재 종합사회복지관 6개소를 대상으로 특화사업을 개발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강남구형 종합사회복지관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스쿨존 사고 등 청소년 안전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언북초 사고 후 관내 3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개교가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개선 중이다. 언북초 진입로는 일방통행로로 지정됐으며 나머지 11개교도 오는 8월까지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마친다. 보행로가 있는 20개교에 대해서도 더 필요한 안전시설이 없는지 합동점검을 진행 중이다.

-가장 많이 듣는 민원은 무엇인가.

▶건강 관리를 위한 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건의를 많이 하신다. 그래서 평일 저녁과 주말에 학교 8곳과 협의해 학교 운동장을 구민에게 우선 개방했다. 앞으로 더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최우선 과제는.

▶예기치 못한 재난과 사고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호우에 대비해 시에서 강남역 대심도 빗물터널을 조성 중인데, 이와 별개로 영동시장 등 일대에 대한 구 차원의 배수시설 확충도 추지하고 있다. 현재 2233개소 7243대의 CCTV를 통해 강남 전역을 모니터링 중인데 매년 CCTV를 50대씩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추천하고 싶은 강남구 명소는.

▶양재천 메타세쿼이아길을 추천한다. 근처 카페 거리도 잘 조성돼 있어 힐링하기에 좋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