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하 동작구청장 "노량진 수산시장 공포 분위기 조성 아쉬워"[서울ZOOM人]
[민선8기 1년] 민간·서울시에 개발계획 역제안…정비기간 단축
'그레이트 한강' 연계 한강변 개발…구청 부지에 첨단기업 유치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일본의 방사능 처리수 방류로 노량진 수산시장에 대한 지나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치권 행태가 아쉽다. 일본에 대한 평가는 제쳐두더라도 당장 시민을 안심시키고 수산시장을 지킬 방도를 찾겠다"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은 지난 4일 뉴스1과 만나 "노량진 수산시장은 동작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구청장은 "후쿠시마 사태 때도 대량의 핵 오염수가 방류됐지만 방사능 수치는 여전히 크게 변함이 없다"며 "해양수산업 전체의 명운이 걸린 사안인데 광우병 시위 때처럼 너무 휩쓸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을 지키기 위해 방사능 측정기 부스 설치, 전세버스를 통한 수산시장 방문 유도 등 여러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특히 구민 '먹거리'를 지키는 게 구청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기조 아래 상권이 침체된 노량진 고시촌을 '첨단 산업 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박 구청장은 "기업 유치가 곧 청년 일자리 창출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며 "현 고시촌에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산업' 민간기업을 유치해 창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전을 앞둔 구청 부지에 대해서도 주민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막판 협의중이다. 동작구는 이창우 전 구청장이 LH에 현 구청 부지를 내주는 대신 새 구청 건물을 받기로 해 구청 이전을 앞두고 있다. LH는 현 구청 부지에 임대주택 건립을 원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금과 같은 거래 방식이면 구청이야 새 건물이 되겠지만 구청 주변 구민들은 (구청 직원) 1400명이라는 유동 인구를 잃는 것"이라며 "LH에는 구청 부지를 내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LH와 거래 방식을 바꾸고 현 구청 부지에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며 "주변 구민들에게 영향이 없도록 직원 수가 최소 1400명이 돼야 한다는 것이 입주 기업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구청장은 그간의 성과로 사당동 공영주차장 건설 등 '주민생활 밀착 정책'과 '동작구형 정비사업'을 꼽았다.
그는 "주민 요구에도 오랫동안 주차장이 없던 사당동에 공영주차장을 지었다"며 "누군가는 그게 성과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처럼 작은 일이라도 정말 구민 숙원을 이룬 경험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도로 한 가운데 서 있던 전봇대 약 3대를 이설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10년간 민원이 계속됐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해결하려는 사람이 없었다"며 "주민 분들조차 체념할 정도로 오래된 생활 불편이었지만 그래서 더 잊지 않고 나서서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성과인 '동작구형 정비사업'은 서울 자치구 최초의 '도시개발관리 가이드라인'과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를 골자로 한다.
박 구청장은 "구가 신대방삼거리역 일대에 대해 수립한 가이드라인은 자치구가 민간에 먼저 개발 계획을 제시한 첫 사례"라며 "재개발 조합 중첩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막고자 개발 구역을 할당해 전체적인 방향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는 구가 출자해 설립한 도시계획 전문 컨설팅 업체로 인허가 서식 등 정비 사업에 따르는 부수 절차를 지원한다.
박 구청장은 "정비 사업이 서류가 워낙 많아 바로 공무원한테 맡기면 시간이 끝도 없이 걸린다"며 "365일 운영되는 동작주식회사에 서류 검토를 맡길 경우 평균 165일 소요되던 서류 절차 기간을 60일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차원에서 정비사업을 지원한 결과 노량진4구역과 흑석11구역 관리처분계획인가 기간을 단축시켰고 역세권활성화사업 3개소, 모아주택 2개소, 신통기획 2개소 선정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과 더불어 '동작워터프론트', 노량진 민자역사 등 한강과 연계한 지역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박 구청장은 "동작구는 한강에 접한 수변도시지만 막상 한강 접근성도 떨어지고 5㎞에 이르는 수변구간에 공원 등 시민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노량진 일대 저이용부지 등을 개발해 공연장과 전망공원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작워터프론트를 서울시의 '그레이트 한강', '노들 예술섬'과 연계 개발하기 위해 실무 선에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구가 주도적으로 개발 계획을 만든 뒤 시에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한강변에 60층 이상의 지하철 역사를 만드는 노량진 민자역사 사업의 경우에도 시에 역제안을 하려 준비중이다.
그는 "흑석역이 서울시의 수상 버스와 도심항공교통(UAM)을 기존 대중교통과 연결할 최적지라고 본다"며 "서울시 계획에는 흑석역이 없지만 우리가 먼저 제안하기 위해 도시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라고 해도 25개 자치구를 다 잘 찾아보고 최적합지를 골라내는 건 힘들다"며 "구에서 자기 구역을 더 잘 아는 만큼 먼저 찾아보고 제안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동작구는 지난해 강남구와 더불어 호우 침수 최대 피해 지역이었던 만큼 호우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피해가 컸던 남성 사계시장에는 빗물받이를 설치해 도로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고이지 않도록 했다. 또 사계시장에서 반포천으로 직접 물을 방류하는 관로를 신설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중이다.
박 구청장은 "당장 올 여름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서울시(차원)의 물막이판, 역류방지밸브, 맨홀 추락 방지시설 설치는 물론 구 차원의 주차장·창고에 대한 물막이판 설치 지원도 계속하고 있다"며 "물막이판의 경우에도 1단으로 부족할까봐 두 단을 세워 60㎝로 높여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근본적으로는 이수~과천 복합터널과 도림천 배수터널을 빨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남은 임기 구정 철학에 대해서는 "가로등 이설 등 주민생활 밀착사업, 재건축과 재개발,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 등 모두 생각해보면 오랜 염원에도 진척이 없던 사업들"이라며 "사실 저는 남들이 못 하던 걸 되게 만들 때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열 가지 안 되는 이유보다 한 가지 되는 이유를 찾는 구청장이 되겠다"며 "구민들이 '변화 없던 동작구를 변화시킨 구청장'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