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빨래는 집에서…걸리면 죽음" 무인빨래방 살벌한 경고문

한 무인 세탁소 내부에 걸린 현수막.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의 이용을 금지한다며 과격한 욕설을 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 무인세탁소 점주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에게 '이용 금지'를 요구하며 욕설이 섞인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네이버의 한 대형 고양이 관련 카페에는 "여기 대체 어디 세탁소예요?"란 제목으로 한 무인세탁소 내부에 걸린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현수막에는 "고양이O OOOO 카페 회원 세탁하다 걸리면 살인남! 개새끼, 고양이 함께 생활하는 분. 세탁 금지! 장사 안 해도 됨. XX! 집에서 빨라고… 더러워. 청결유지 고집. 다른 분들 피해 봄"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을 본 해당 카페 회원들은 "이해는 되는데 말이 너무 심하다", "신고감이다", "살인이라니. 고양이, 개 혐오자다", "본사에 신고해서 문구 수정하게 해야 한다", "정상인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과격한 문구에 경악했다.

욕설 현수막 전에 걸려있던 현수막. 욕설 현수막이 걸린 사진 속 양옆 벽 구조와 게시물이 같은 것으로 보아 동일한 빨래방에서 찍힌 사진임을 알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하지만 이 소식이 다른 커뮤니티로 퍼져나가자 한 누리꾼은 해당 세탁소에 걸려있던 이전 현수막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동안 빨래방 점주의 피해가 심각했음을 시사했다.

욕설 현수막 전에 걸려있던 현수막에는 "관리자가 없다고 애견용품이나 금지 품목 등의 세탁물을 가져와 이용하는 고객들로 인한 피해 때문에 깨끗한 빨래를 고집하시는 고객층의 민원이 많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자가 많지 않은 시간에는 폐점한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다. 그러면서 점주는 "세정 잘 된 세탁조나 먼지 없는 건조기가 필요하신 마니아분들을 위해 매출 저하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걸려있던 현수막에서는 그 외 별다른 욕설이나 과격한 문구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점주는 이 현수막으로도 반려동물 이불 빨래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없자 욕설 섞인 현수막을 새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욕설 현수막과 이전 현수막을 모두 본 누리꾼들은 "얼마나 피해가 심했으면 저랬을까", "욕설보다는 피해 당한 세탁기 사진 같은 걸 붙여놨으면 좋았을 텐데 사장님 심정은 이해가 간다", "캣맘들 너무한다. 자기 자식처럼 돌본다면서 왜 똥오줌 빨래는 남의 사업장에서 하는 거지" 등의 의견을 남기며 빨래방 점주를 옹호했다.

현수막에서 언급된 포털사이트의 대형 고양이 카페에서는 "무인세탁소에서 반려묘 이불을 세탁했다"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카페)

한 누리꾼은 현수막에서 언급된 고양이 카페에서 일부 애묘인들이 "고양이 대소변 묻은 빨래를 무인세탁소에서 세탁했다"고 쓴 글을 증거로 모아 올리며 이들의 민폐 행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 게시판에서는 "코인세탁방에서 세탁하면 털 때문에 민망하다. 다 빨고 빼면 털 제거가 잘 안되는지 세탁기 안에 다 남아있더라", "똥오줌 테러 때문에 1차로 이불 빨래 코인빨래방 가서 했다" 등 무인세탁소를 이용해 반려묘의 이불을 세탁했다는 글이 꾸준히 게시돼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원룸 살 때 무인빨래방 처음 써보고 무슨 털이지 싶었는데 고양이 털이었다니. 더럽다", "집에서 빨아야지. 왜 남에게 피해를 주는지", "이 글 보고 코인세탁방 안 가기로 결정함", "코인빨래방 사장님들 불쌍하다" 등 이들의 민폐 행위에 혀를 내둘렀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