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소·돼지우리 냄새 난다더라"…KBS 기자 지역비하 논란
국힘 "관련자 징계, 전주 시민과 모든 시청자에 사과해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KBS 현직 기자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북 전주시 비하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민의 힘은 관련 성명을 내고 김의철 KBS 사장에게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는 8일 성명서를 통해 "KBS가 또 대형 방송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막말이 공중파를 타고 전국으로 생방송 됐다. KBS 사장은 관련자를 징계하고 전주 시민과 대한민국 시청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KBS 노동조합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전날 KBS1 라디오 프로그램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서 나왔다. 당시 KBS A기자는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 찬반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이때 A기자는 "제 친구 중에도 운용역(자금담당인력)으로 있다가 '도저히 못 살겠다. 여기 소 냄새난다. 돼지우리 냄새 난다' 이러면서 올라온 친구도 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이어 "실제로 여기 개인에게는 굉장한 고통이다. 근데 그러면 지방은 이런 종류의 고부가가치 산업은 절대로 못 가지느냐, 이런 건 다 서울만 가져야 되느냐 이런 얘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전북 전주 지역분들 언짢을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운용역들이 하는 얘기니까, 그런 고민도 있다는 점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A기자 발언을 대신 해명했다. 현재 해당 방송분 다시 듣기는 삭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는 "지금 전주에 사는 65만명의 시민은 모두 다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라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KBS 자체 심의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 나와, 그것도 KBS 기자라는 사람이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KBS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KBS 기본 가치를 정면으로 무너뜨린 지역 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가 '친구의 말'을 빌려 대한민국 공중파를 희롱한 이 사건은 기본조차 하지 못하는 KBS의 현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말이 사실인지조차 의심스럽다. 국민연금공단은 KBS 기자에게 '전주에서 소 냄새, 돼지우리 냄새난다'고 말한 해당 직원을 찾아 사실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만약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 KBS는 지역 비하가 아니라 조작 방송을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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