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에…지자체·정부부처도 인공지능 도입 움직임

오세훈 시장, 다산콜센터에 '챗GPT 활용' 지시
문체부·교육부 등 정부도 인공지능 적용 나서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챗GPT 열풍에 서울시와 정부 등 공공 영역에서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AI)의 행정서비스 접목에 나서고 있다. 다만 챗GPT가 아직 불안정하고 자체 AI 개발에는 제약이 따르는 등 본격적인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 오세훈 시장, 다산콜센터에 'AI 적용' 지시…당장 챗GPT 활용은 쉽지 않아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 행정상담 전문 콜센터인 다산콜센터는 민원 상담에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23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초 신년 업무보고에서 센터 측에 챗GPT 적용 업무지시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지시가 나온 만큼 서울시와 120다산콜재단, 서울디지털재단, 서울기술연구원 등 산하 재단은 머리를 맞대고 인공지능 활용 방안을 논의중이다. 다만 여러 제약으로 실무진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를 그대로 공공 영역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다. 챗GPT는 서비스 시작 단계인 민간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한 데다 이용 방법에 따라 사실 왜곡을 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산콜센터 관계자는 "다산콜센터는 시민 대상 상담을 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다산콜센터에서 챗GPT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민 서비스인데 '틀릴 수도 있고'라는 식으로 해버리면 기관 공신력 자체가 흔들린다"며 "상담사가 한 번이라도 잘못 답변하면 그 자체로 책임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공공성 감안 자체 개발 나서지만…사업규모 커 상용화 예측 어려워

현재 단계에서 공공 서비스 영역이 인공지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려면 자체 AI 개발이 필요한 셈이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자체 개발이 비교적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조직 내부적으로 여러 기관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다산콜센터 관계자는 "자체 개발로 방향을 잡은 건 맞지만 일단 다른 기관 등의 동향을 지켜보며 논의하고 있다"며 "하나의 재단에서 결정하기에는 규모가 큰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경우 한 기관에서 개발한다고 해도 완성 뒤에는 조직 전반에 걸쳐 활용될 확률이 높다. 범용성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산 규모와 제작 방식, 관리 방안 등 활용법 전반에 대해 다양한 주체 간 협의가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는 이처럼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가 없어 상용화까지는 변수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을 하더라도 MS라는 거대 글로벌 기업이 키워낸 챗GPT만큼의 성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 또한 숙제다.

서울시 관계자는 "MS는 챗GPT에 투자금 13조원을 지출했고 한 달 운영비 40억원을 지원한다"며 "현재의 서울시 챗봇은 5억원 정도를 들인 결과물로 (향후 프로젝트에 들어갈) 시간과 비용을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인공지능의 공공 서비스 접목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님 말씀도 있으셨던 만큼 다산콜센터 뿐만 아니라 시정 전반에 챗GPT 등 인공지능 적용 방법을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오세훈 시장은 앞선 23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는 "챗GPT 등 인공지능을 대시민 서비스에 활용하게 되면 또 다른 차원의 신세계가 열리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K-챗GPT' 문체부와 'AI 디지털교과서'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2일 '한국어를 잘하는 K-챗GPT' 개발 지원을 위해 1억2000만 어절의 한국어 말뭉치를 구축하는 등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민간과의 협업으로 국산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MS의 '챗GPT', 구글의 '빙' 등 인공지능 시장을 강타한 프로젝트들이 외국어 자료에 치우쳐 학습한 만큼 한국어에 익숙한 인공지능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챗GPT의 경우 한국어 질의에는 비교적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문체부는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필요한 말뭉치 수요를 파악하고 오는 2027년까지 한국어 특성을 반영한 말뭉치 10억 어절 구축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당장 올해는 25종 1억2000만 어절의 한국어 말뭉치를 구축해 배포한다. 또한 AI 언어모델의 한국어 이해력 및 생성 능력, 한국의 사회문화에 대한 지식 등을 검증하는 평가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오는 2025년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으나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예로 미국에서 활용되는 AI 기반 맞춤형 학습시스템 알렉스(ALEKS)를 언급하며 교과서가 알렉스와 유사한 기능을 갖출 것이라 시사했다.

알렉스의 특징은 같은 문제를 반복해 틀릴 시 문제 해설 페이지가 자동으로 열리는 등의 학습 기능과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분석을 통한 학습자 평가 기능이다.

alicemunro@news1.kr